‘시험지 해킹’ 광주 대동고 학생 2명 檢 송치…업무방해 등 혐의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08.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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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프로그램 설치해 시험 관련 정보 캡처…총 16과목
2학년 재학생들이 교사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어 1학기 중간·기말 시험지를 유출한 광주 서구 대동고의 모습 ⓒ 연합뉴스
지난 7월26일 광주 서구 대동고등학교의 모습 ⓒ 연합뉴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 문답지 유출 혐의를 받는 고등학생 2명이 검찰로 송치됐다.

12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 정보통신망침해 혐의를 받는 광주 대동고등학교 2학년생 A·B군을 검찰 측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군과 B군은 지난 3~7월 간 13~14차례에 걸쳐 교무실에 침입해 2학년 1학기 중간 및 기말고사 문답지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시험 전과목(10과목)에 대한 해킹을 시도해 중간고사에서 7과목, 기말고사에서 9과목 등 총 16과목의 문답지를 빼돌린 혐의다.

이들은 컴퓨터 악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가 빈 심야 시간대를 틈타 학교 교무실로 침입,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수법이었다. 컴퓨터 사용 능력이 뛰어난 A군이 범행을 위해 재구성한 악성 프로그램으로, 일정 시간마다 노트북 화면을 자동으로 캡처하는 기능을 갖췄다. A군이 교사들의 컴퓨터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캡처 파일을 회수할 동안 B군은 주변 동태를 살피며 망을 봤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작 꼬리는 기말고사 당일에 밟혔다. 문답지를 사전에 숙지한 A군과 달리 커닝 페이퍼를 만든 B군이 시험 종료 후 이를 잘게 찢어 버리는 과정에서 동급생들에게 발각된 것이다. 동급생들이 찢긴 종이를 맞춰보고 정답 유출 의혹을 학교 측에 제기하면서 이번 범행의 전모가 드러났다. 학교 측 수사의뢰를 받은 경찰이 곧 수사에 돌입했다. A군 등은 “좋은 대학에 가고 싶었다”며 혐의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의 허술한 관리도 비판을 샀다. 학교 보안 시설이 지난 1월부터 꺼져있어 A군 등의 침입이 용이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A군과 B군이 10여 차례 학교에 침입할 동안 학교엔 경비원이 있었으나 이들을 적발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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