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절도범, 시한부 암환자…‘특별배려 사면’ 11명 살펴보니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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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절도범, 장애인, 유아 대동 수형자 등 포함돼
법무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과 배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 정부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첫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확정한 가운데 마늘 절도 등 생계형 범죄자와 기대수명 수 개월 이내의 암환자 등 11명도 ‘특별배려 사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법무부가 밝힌 총 1693명의 8·15 특별사면 대상자 중 ‘특별배려 수형자’는 총 11명이다. 유형별로는 생계형 절도사범 7명, 중증환자(형집행정지자) 2명, 장애 수형자 1명, 유아 대동 수형자 1명이다.

먼저 생계형 절도사범인 여성 A(62)씨는 노상에 진열돼 있던 7만원치의 마늘 2접을 훔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혐의로 징역 1년을 확정받아 수감 중이었다. 앞서 피해자도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A씨는 이번 사면으로 잔형을 감형 받게 됐다.

남성 B(56)씨 역시 슈퍼마켓에서 30만원치의 통조림을 절도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 혐의로 징역 6개월을 확정받아 수감 중이었다. 당시 B씨는 절도한 물건을 반환했으며 피해자 역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 B씨 역시 이번 사면으로 잔형을 감형 받게 된다. 법무부는 이들 생계형 절도범 7명에 대해 “생활고로 식품·의류 등 생필품을 훔치다가 적발된 이들”이라면서 “절취 금액이 100만원 미만인 모범 수형자”라고 설명했다.

중증 질병으로 정상적인 수형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한 사례에 대한 사면도 이뤄진다. C씨(65)의 경우 주점에서 소란 등을 피운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의 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복막암의 전이로 마약류 진통제를 투여하는 등 상태가 위중해 형집행정지 상태였다. 현재 C씨의 상태는 연명 치료만 가능한 수준이며 기대여명 또한 수 개월로 점쳐진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C씨 등에 대한 사면과 관련해 “중증 질병으로 형집행정지 중”이라면서 “정상적인 수형생활이 곤란한 수형자 중 수형 태도가 양호하고 재범 위험성이 낮은 모범 수형자”라고 밝혔다.

앓고 있던 장애가 범행 동기로 작용한 사례도 있었다. D씨(40)는 버스 운전기사의 멱살을 잡아 당기는 등 폭행을 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의 형을 확정받고 수감된 상태였다. 다만 D씨의 뇌병변 장애가 벙행 동기 중 하나로 작용한 점,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점 등에 따라 이번 사면으로 잔형을 면제받게 됐다.

수형 중 출산한 모범 수형자에 대한 사면도 이뤄졌다. E씨(22)는 금융기관 채권회수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서 총 1억3700만원을 받아가 사기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다만 지난 1월 수형 중 아들을 출산한 점, 초범인 점, 직접 취득한 이득액이 경미한 수준인 점 등을 고려해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이번 8·15 특별사면 중 특별배려 사면 대상자들에 대해 “서민생계형 형사범, 장애인, 중증환자, 유아 대동 수형자 등 온정적 조치가 필요한 대상자들에 대한 사면”이라면서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배려”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 통해 총 1693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사면 및 복권이 눈길을 끌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강덕수 전 STX 그룹 회장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사면 대상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우리 사회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현안은 국민의 민생경제라는 것을 깊이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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