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준석 저격’…“당에 폭탄 던졌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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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이 이준석 포용했어야?…대통령도 사람이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시사저널 박은숙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시사저널 박은숙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두고 "내부총질, 그것도 폭탄을 던졌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또 본인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다.

나 전 의원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전화로 출연해, 진행자가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자체가 내부총질에 해당한다고 보는지"를 묻자 "실질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의) 일부 발언에 대해서 '망언이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정치인은 해야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데 전체적인 기자회견은 (도가) 지나쳤다"고 일침을 날렸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윤리위 징계를 받았을 때 내려놓고 물러나는 것이 맞다"며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형사적으로 준비하고 내려놓고 잠시 쉬는 것이 더 큰 미래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인이 이 전 대표에게) 공개적 조언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때 그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도 난다"며 "그때 딱 물러서고 조금 기다리면 오히려 기회가 올 텐데"라며 거듭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리위 징계 당시 이 전 대표가 알아서 물러났다면 희망이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이에 진행자가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는 징계를 받아들이고 조용히 있으면 성비위 사건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하지 않았을까"라고 묻자, 나 전 의원은 "정치적으로 싸울 것이 아니라 사법적으로 싸워야 된다"며 경찰수사 등을 통해 혐의를 벗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 전 대표가 당에서 거론되는 '선당후사'에 대해 비판한 것을 두고 "본인도 당대표 때 토지의혹이 있는 분들에게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탈당'을 권유했다"며 "내로남불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선당후사란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으나 아마 개인생각 억누르고 당 안위 안녕만 생각하란 이야기일 것 같다"며 "북한에서 쓰이는 그 용어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수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선 내내 문재인 정권이나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의 말은 들어보기가 어려웠다"며 "오히려 그의 말은 윤 대통령 또는 내부에 향해져 있었다"고 이 대표의 앞선 태도를 재차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다"라고 논란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가 옛날에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막말을 했다. 그것을 문제 삼았더니 '사담으로 한 거니까 괜찮다'고 했다. 그 기억이 나더라"고 받아쳤다.

진행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좀 더 포용을 했으면 어땠을까요"라고 묻자, 나 전 의원은 "홍준표 시장이 요새 말씀을 잘하시더라"며 "(홍 시장의) 대통령도 사람이다, 그 한마디 드리겠다"고 답을 대신했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을 포용할 울타리를 제 발로 걷어찼단 의미다. 그러면서 "여권 내부의 갈등, 당과 대통령실 또는 정부에 리스크가 좀 있는 것을 하나씩 걷어내고 있는 와중에 이준석 대표의 폭탄이 떨어져 너무 아쉽다"고 당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한편 차기 당권 도전여부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아직 깊이 생각한 적 없다. 웬만하면 안 했으면 한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2021년 6월 열린 전당대회에서 37.1%의 득표율로 이 전 대표(43.8%)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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