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왜 ‘尹대통령 지지율’을 이토록 걱정할까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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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낮은 지지율, 관계 개선 걸림돌로 지목
윤석열 대통령이 8월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월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긍정 평가하며 동시에 '지지율 하락'에 우려를 표했다.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방점을 찍은 윤석열 정부의 향후 대응에 낮은 국정수행 지지율과 여론 반발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윤 대통령의 첫 광복절 메시지에 대해 "역사 문제를 고집한 전 정권의 대일(對日) 정책을 전환해 미래지향을 토대로 한 관계 개선을 내세운 것은 평가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다만, 신문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석 달 만에 20%대로 급락한 점을 거론하며 "외교 안보 정책 추진은 내정의 안정이 없어서는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의 지도력이 한·일 관계 개선 여부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정부는 우선 현금화(일본 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 절차 동결을 위해 움직일 필요가 있다"면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원고(강제 노역 피해자) 측을 설득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양국 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밝혀 왔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윤 대통령이 피해자들을 직접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윤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가 역대 정권들과는 다른 '결'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전임 정부를 포함해 광복절 축사에는 일본의 역사 문제 인식에 대한 비판이 늘 거론됐는데 이번에는 그 강도가 약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닛케이 "대일 관계를 개선할 구체적인 대책을 신속 제시하도록 노력을 다하기를 바란다"는 사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가시적인 움직임을 요구했다. 신문은 "윤 대통령은 연설(경축사)에서 말한 대로 실행에 나서면 좋겠다. 지도력을 발휘해 원고를 포함한 전 국민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것 외에는 없으며, 일본도 한국에서의 정권 교체라는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문은 강제 노역 피해자 소송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도 맞물리면서 의견 집약이 난항을 겪는 국내 사정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거듭 표명했다면서도 "정권 지지율이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징용공 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해결안 언급을 피하는 등 '안전 운전' 자세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윤 대통령이 여론의 반발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 국민을 자극하기 쉬운 역사 문제에 깊이 들어가 더 큰 반발을 초래하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며 "한일관계의 포괄적 미래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하여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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