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김종민 “당헌 80조 개정, 당과 이재명 모두에 정치적 부담 줄 것”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8.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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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 개정, 李 위한 것 아니다?…벌거벗은 임금님 같아”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서 김종민 의원이 ‘민주주의 제대로 못했다’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서 김종민 의원이 ‘민주주의 제대로 못했다’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 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당헌 80조’ 개정 논의에 대해 “이재명 당 대표 후보를 위해 당헌을 고친다면 이 후보에게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親문재인)계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를 지키기 위해 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는 행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이 ‘민주당이 이 후보를 위해 이렇게 당헌을 고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면 앞으로 조그마한 사실 관계가 나오고 쟁점이 되더라도 민주당한테 부담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을 지키기 위해서 저런 주장을 하는구나’ 식으로 판단해서 신뢰를 잃어버리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이 후보 본인을 위해서도 안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이재명 탄압하기 위해 하는 거다’라고 판단하면 윤 정부가 망하는 것이고, ‘이재명이 정말 잘못했구나’라고 판단하면 이 후보한테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걸 가르는 기준은 기소나 1심 판결이 아니고 국민들의 민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책위장이 “일각에선 ‘이재명 방탄용 개정’이라 말하는데 사실 기소될 가능성이 큰 건 친문계 의원들”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정말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누가 기소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의 문제”라며 “우리(친문계)가 아니라 이 후보가 기소될 것 같으니 탄압을 당하게 방치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벌거벗은 임금님 같다”며 “우리가 아무리 옷이 예쁘다, 조금 멋진 옷을 입었다 주장해 봐야 국민들은 ‘민주당 벌거벗었다’ 이렇게 얘기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개정 시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 시점에서 (개정)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은 안다”며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니 사전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헌 개정이 이 후보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은 ‘내로남불’ 위선에 더해 국민의 불신과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국민이 보기에 ‘한 사람을 위해 당헌도 바꾸는구나’ ‘민주당이 개인의 당이구나’라는 이런 오해와 불신을 낳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친문 핵심 인사인 전해철 의원이 “당헌 80조는 문재인 대표 시절 만든 개혁안이라 폐기하면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 지우기 작업을 멈춰라”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 지우기에 대한 문제는 아니다. 저는 타이밍이라고 본다”며 “국민들 보기에 위인설법이다, 사당화다, 이런 오해와 불신을 낳게 만드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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