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감염자 절반이 소아·청소년인데…개학 괜찮을까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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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재감염 중 17세 이하 49.2%
“소아 사망자 증가한 원인 파악 시급” 지적도
코로나19 재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을 맞은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가 약 18만 명에 달하며 18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재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을 맞은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가 약 18만 명에 이르며 18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16일부터 2주간 개학하고 있다. 일각에선 개학을 기점으로 확산세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으로 10세 이하 사망자가 4명이나 발생하면서 우려가 가중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소아 감염시 증상에 따라 즉각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재감염 추정 사례 중 17세 이하 비율이 49.2%였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 전체 확진 사례 중 17세 이하 비율이 23.1%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 확진자(최초 감염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재감염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한 BA.5 점유율이 높아진 점, 자연 감염과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 효과가 점차 줄어든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소아·청소년들은 백신 접종률이 성인에 비해 낮아 감염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학하면 학교에서 유행하고 다시 지역사회로 퍼질 것이고, 다음달 추석연휴에 국내 여행이 늘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다시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소아 재감염률과 사망률이 높아진 것과 관련해서는 "백신이 감염 예방효과는 떨어져도 중증화와 사망 예방효과는 높은데, 10세 미만 백신 접종률이 1%대에 그치니 중증화·사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아 사망자가 늘어난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망한 아이들이 어떤 상태였는지 구체적인 발표를 하지 않아 원인 파악이 늦어지고 있다. 제때 필요한 진료를 못받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부모들은 건강한 아이도 걸리면 사망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떤 경로를 거쳐 사망했는지 정부가 발표하고 그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확진된 소아의 증상이 심해졌을 때 즉각 치료가 가능한 병원시스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규확진자가 18만803명에 달하며 18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규확진자가 18만803명에 달하며 18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는 정상 운영하되, 방역수칙을 준수해야한다는 제언이다. 천 교수는 "확진자가 늘어난다고 개학을 늦추거나 거리두기를 강화할 필요는 없다"면서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이 확인된 만큼, 교실 내 환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소아 백신은 지금과 같이 자율적으로 접종하도록 해야 한다"며 "영국의 경우 지난 3월까지 11세 미만 소아 접종률이 0.4%에 그쳤지만 자연감염률이 82%로 나타났다. 청소년은 백신 항체까지 더해져서 97%의 자연감염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규확진자는 18만803명으로, 18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는 확진자 규모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면서 이른바 '표적 방역'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국제적으로 같이 쓰고 있는 통계(아워월드인데이터)에 의하면 8월 첫 주(1~7일) 한국의 100만 명당 확진자가 1만4000여 명으로, 일본 1만1000명, 미국 2000명 등보다 굉장히 높게 나오고 있다"며 "반면 100만 명당 사망자는 미국이나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망자 수 증가가 확진자 수 증가보다 낮은 것은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치명률과 위중증률을 줄이는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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