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터칼 위협’까지…“文 전 대통령 내외, 굉장히 어려워 해”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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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욕설 혐의로 ‘커터칼’ 시위자 경찰에 고소
최재성 “경호법 관련 시행령에 집중해 문제 해결해야”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양산 사저 앞 시위로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측근에 토로했다. 산책을 나왔다가 욕설을 하며 커터칼을 휘두른 사건까지 발생하자 문 전 대통령 내외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는 전언이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7일 밤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 내외의 고통을 대신 전했다. 최 전 수석은 “16일 문 전 대통령을 뵙고 왔다”며 “(문 전 대통령이) 그런 말씀 잘 안 하시는 분인데, 굉장히 이 상황에 대해서 어려워하시더라. 특히 시위로 김정숙 여사의 스트레스가 계속 커지는 상황에 대해 말씀하셨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어제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커터칼 사건이 일어났지 않았나. 거기서 욕설하고 비방하는 정도가 아니고 확성기로 ‘처형해야 한다’, ‘처단해야 된다’, ‘총살해야 한다’, ‘가만히 안 두겠다’(고 하는데), 사저 안에선 더 크게 들린다”며 시위 현장의 수위 높은 표현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거 아닌가. 스트레스가 깊어지면 (문 전 대통령 내외가)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 전 수석은 문제 해결을 위해 ‘경호법 관련 시행령’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도 집시법 개정으로 이걸 해결하려고 개정안을 발의해 놓았다. 그런데 1인 시위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관련된 질문에 ‘대통령 집무실(앞에서도)도 데모한다’고 말했는데, 경호법과 관련된 시행령에 보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방 차원이 아니고 벌어지고 있는 집회나 시위에 관한 걸 법의 틈새로 해석할 거냐, 아니면 경호 대상인 문 대통령 내외가 위해 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볼 것이냐는 판단의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경호 구역을 넓히면 된다. 출입 통제나 안전 점검도 할 수 있다. 심지어 경호원들이 돌발 상황이나 특별한 상황에선 사법권 권한도 갖고 있다”며 “이것을 잘 파악하시면 법의 틈새라는 윤 대통령도 안타까웠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경남 양산경찰서 경찰관들이 16일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커터칼로 협박하는 등 소란을 피운 평산마을 장기 1인 시위자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양산경찰서 경찰관들이 16일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커터칼로 협박하는 등 소란을 피운 1인 시위자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전 수석이 언급한 ‘커터칼 위협 사건’은 16일 시위자 A씨가 사저 앞 도로에서 문 전 대통령 비서실 관계자에게 커터칼을 휘둘러 경찰 입건된 일을 말한다. 문 전 대통령 퇴임 직후부터 1인 시위를 진행해 온 A씨는 15일 산책을 나온 문 전 대통령 내외에게 “겁XXX 없이 어딜 기어 나오냐”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여사는 이날 밤 양산경찰서로 직접 찾아가 A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17일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혐오 폭력 시위자들의 행태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직 대통령 사저 앞이 폭력 시위자들과 혐오 유튜버의 사업장이 되어버린 기간도 이제 100일을 넘겼다”며 “하지만 경찰은 무성의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혐오 장사꾼들은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와 경찰이 폭력을 권장하고 독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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