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서 ‘복합쇼핑몰 최적지’로 부상한 광주 어등산…걸림돌은?
  • 정성환·조현중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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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공회전’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실마리 찾을지 주목
서진건설 제기 소송 발목…용지 놓고 신세계·롯데 간 경쟁도 변수

신세계그룹이 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도 조만간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광주가 ‘유통 빅3’의 격전의 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특히 그간 애물단지 취급받던 광주 광산구 어등산이 신세계가 사업 대상지로 점찍은 데 이어 롯데도 이곳을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검토하고 있어 복합쇼핑몰 건립 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17년째 개발이 공회전하고 있는 어등산 일대 관광개발 사업도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용지를 놓고 광주시와 지역 건설사 간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설사 어등산이 복합쇼핑몰 입지로 확정된다 해도 건립 추진에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이 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도 조만간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광주가 ‘유통 빅3’의 격전의 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특히 신세계가 사업 대상지로 광주 광산구 어등산을 점찍은 가운데 롯데도 입지를 검토하고 있어 이곳이 복합쇼핑몰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17년째 개발이 공회전 중인 어등산 일대 관광개발 사업도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도 조만간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광주가 ‘유통 빅3’의 격전의 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특히 신세계가 사업 대상지로 광주 광산구 어등산을 점찍은 가운데 롯데도 입지를 검토하고 있어 이곳이 복합쇼핑몰 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17년째 개발이 공회전 중인 어등산 일대 관광개발 사업도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이 17일 개발을 공식화한 '스타필드 광주'(가칭) 투시도 ⓒ신세계그룹

9만평 규모 스타필드광주…체류형 복합쇼밍몰 개발

신세계그룹은 17일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예정지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건립을 추진하고, 기존 광주신세계도 대폭 확장하겠다겠다고 밝혔다.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쇼핑·문화·레저·엔터·휴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체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광주’(가칭)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남, 고양, 안성에 이은 전국 네 번째이자 호남권 최초 스타필드로, 도심형 워터파크, 체험형 스포츠 시설도 들어설 것이라고 신세계 측은 전했다. 또 현지 법인 형태로 3만여명을 직·간접 고용하고 중소기업 브랜드 입점, 전통시장 지원 상생 프로젝트 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타필드 광주의 연면적은 축구경기장 44개 크기인 9만여 평에 이르며 총 80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어등산 부지를 후보지로 선정한 데 대해 넓은 부지에 다양한 체험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심 외곽인 만큼 교통 혼잡이나 주차난에서도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복합쇼핑몰 ‘광주大戰’…현대百 이미 진출 선언, 롯데 참전 가시권 

지방 선거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광주 최대 이슈로 떠오른 복합쇼핑몰 입지가 도심권인 전방·일신방직 터와 외곽인 어등산으로 압축된 모양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초 광주에 ‘더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혁신적인 공간 디자인과 트렌디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미래형 문화체험의 랜드마크로 키워 나가겠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위해 부동산 개발 기업 휴먼스홀딩스제1차PFV와 광주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약 31만㎡(약 9만평) 내에 도심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 출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광주 복합쇼핑몰 설립 의지가 강하다. 롯데그룹은 광주에서 롯데백화점 광주점과 롯데아울렛 수완·월드컵점,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 등을 운영 중이지만 복합쇼핑몰은 없다. 아직 사업계획 발표 전인 롯데 측은 여러 부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광주 북구 본촌공단 내 롯데칠성 공장 자리, 어등산 관광단지 부지 등 여러 곳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롯데 측은 구체화되면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광주 광산구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예정지 ⓒ시시저널
광주 광산구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예정지 ⓒ시사저널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 조감도  ⓒ광주시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 조감도 ⓒ광주시

어등산, 애물단지서 귀한 몸 변신…돌부리 많아

신세계가 광주복합쇼핑몰 사업 추진을 선언하면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곳은 ‘어등산’이다. 입지 선정 결과에 따라 광주의 해묵은 현안인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도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대에 휴양시설, 호텔, 상가 등을 갖춘 유원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자 측과의 이견과 잇단 법정 다툼으로 17년째 허송세월하고 있다. 광주시는 2005년 계획 수립 이후 삼능건설, 금광기업, 모아종합건설, 호반건설, 서진건설 등과 협의를 이어왔으나 매번 결과는 사업 포기나 협상 결렬이었다. 

현재는 소송에 발이 묶여 있다. 2019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서진건설은 사업비 규모 등 이견 끝에 지난해 8월 지위를 박탈당하자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서진건설의 청구를 기각하고 광주시 승소 판결을 했다. 아직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설사 어등산이 복합쇼핑몰 입지로 확정된다 해도 건립 추진에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진건설이 대승적으로 소송을 취하한다면 문제는 가장 손쉽게 풀린다. 광주시나 복합쇼핑몰 사업자와 그동안 투자비용에 대한 손실 보상을 협의하고 양측의 결단으로 소송을 매듭짓는 방식이다. 반면에 재판이 대법원까지 가게 된다면 어등산은 ‘개발 예정지’로 묶인 채 20년을 채울 수도 있다. 복합쇼핑몰 입지도 흔들리게 된다. 서진건설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신세계 측이 계획을 발표해 유감이라며 자신들이 사업을 추진해야겠다는 입장이나 협상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건설을 추진하는 어등산 용지를 놓고 롯데 등 경쟁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매입가가 예상보다 오를 수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광주시는 지난달 출범한 ‘국가지원형 복합쇼핑몰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논의해온 복합쇼핑몰의 기능, 성격 등 구상을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함께 공개될 추진 일정에 따라 업체들의 제안, 협의 절차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민간의 창의성, 시민 편의 등을 평가해 자체적으로 논의한 구상에 들어맞는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시는 복수의 시설이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타당성을 따져야겠지만 본격적인 논의 전부터 1개 시설로만 제한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교통·환경 영향 대책 등 민간이 해야 할 부분은 민간에서 진행하도록 하고, 투명·공개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도시계획, 교통 영향, 지역 상생 등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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