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키우는 ‘3대 악재’가 다가온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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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는 ‘축제‧개학‧추석’…전문가 “정부는 여전히 방역에 무관심”
지난달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싸이 콘서트 ‘흠뻑쇼’를 찾은 관객들 ⓒ연합뉴스
지난 7월17일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싸이 콘서트 ‘흠뻑쇼’를 찾은 관객들 ⓒ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광복절 연휴 직후 확진자 수는 17~18일 이틀 연속 18만 명대 내외로 폭증했다. 정부가 당초 8월 예상한 정점(20만 명)에 거의 다다른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정점을 찍으려면 멀었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33만 명대까지도 예상한다. 집단감염 위험 요인이 많이 남아 있어서다. 재확산을 촉진시킬 ‘3대 악재’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우선 16일부터 시작된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더 가속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정점을 찍을 당시 유행의 시작은 학교였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벌어지면서 사회 확산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보인 바 있다. 이번 확산세가 정점에 다가선 무렵 학교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또 다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소아·청소년들의 백신 접종률이 성인에 비해 낮아 감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학교를 정상 운영하되 교내 관계자와 아이들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아·청소년층에서 확산되는 것은 물론, 전 연령층으로 퍼질 수 있단 우려다.

8월 말부터 예정된 ‘축제’들도 주요 악재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역이나 대학들은 일제히 축제를 취소했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다르다. 그간 억눌려왔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퍼지면서 축제들이 강행되는 분위기다. 충남 아산시에서 개최될 예정인 물총페스트벌 ‘적쇼(Show)’(21일)와 강원 횡성군의 ‘썸머아트페스티벌’(20~21일) 등이 대표적이다. 시는 해당 축제로 인한 코로나 확산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축제 취소는 어렵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축제 취소보다는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대학은 9~10월에 축제 일정을 잡기도 했다. 연세대의 경우 9월에 교내 축제가 예정돼있으며, 연고전도 9~10월 개최된다. 앞서 5월 진행된 대학 축제에서도 집단감염 조짐이 나온 바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시 축제 참여자들은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통해 “고려대 축제 다녀와서 코로나 확진됐다”, “코로나 안 걸렸던 친구들도 한양대 축제 다녀와서 다 걸렸다”, “축제 때 고성으로 목이 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코로나 확진이었다”는 등 여러 반응을 보였다.

당연히 사람이 많이 모이면 집단 감염의 위험도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 6일 전남 여수에서 진행된 싸이 ‘흠뻑쇼’ 참가자 중 77명이 코로나에 무더기 감염됐다. 이처럼 대규모 물을 이용한 축제의 부작용 사례가 나왔지만, 일부 지역 축제들은 취소 없이 강행되는 분위기다.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을 맞은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을 맞은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가오는 ‘추석 연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연휴에 전국적 인구 이동이 이뤄질 경우 지역사회 곳곳으로 코로나가 전파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휴 직후 정점 수준 이상으로 또 폭증할 것”이라며 “작년 추석 때도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확산세가 더 심한데, 추석연휴에 전국 인구 이동이 진행되면 전국적 감염세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7일 현재 코레일 추석(9월9일~12일) 승차권 예매율은 48.3%로 집계됐다. 특히 KTX 호남선·전라선·경춘선 등의 예매도 이날부터 시작돼, 예매율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연휴에 축제와 개학까지 겹쳐 코로나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며 “코로나에 일반 독감까지 겹치는 트윈데믹(비슷한 두 질병의 동시 유행)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방역에 관심이 없다”며 “오히려 흠뻑쇼로 인한 집단감염을 ‘사람들이 물백신 세례를 맞았다’고 치부할 것”이라고 정부를 혹평했다.

한편 정부는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낮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한림대 의대 교수)은 17일 방역당국 브리핑을 통해 해외 추세를 설명하며 한국은 코로나 사망자 수가 적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어 “최근 사망자 추이는 확진자 추이와 달리 별로 올라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목표로 하는 치명률과 위중증률을 줄이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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