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구상’ 걷어찬 北, 남측 미사일 정보도 뒤집었다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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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담화문 통해 尹대통령 맹비난
당국 미사일 탐지 정보도 “틀렸다” 훈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8월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맹비난하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했다. 북측은 윤 대통령의 제안을 '어리석음의 극치' '실패한 MB 정책 복사판' 등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 남측이 파악한 정보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으로 대남 대외정책을 총괄하는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측이)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 것은 검푸른 대양을 말려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깎아내렸다.

'담대한 구상'에 대해선 "새로운 것이 아니라 10여 년 전 이명박 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커녕 동족 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정부가 '담대한 구상'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 부분도 문제삼았다. 김 부부장은 "'북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이라는 가정부터가 잘못된 전제라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천진스럽고 아직은 어리기는 어리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호칭 없이 '윤석열'로 부르며, "역스럽다" "격렬한 증오와 분격을 더욱 무섭게 폭발시킬 뿐" "제 집안이나 돌보고 걱정하는 것이 좋을 것" 등 과격한 표현을 동원한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면서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김 부부장은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이었던 지난 17일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장소가 남측이 발표한 평안남도 온천이 아닌 안주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으로 안됐지만 하루전 진행된 우리의 무기시험 발사지점은 남조선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온천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음을 밝힌다"고 했다. 평양을 기준으로 안주시는 북쪽, 온천은 서남쪽에 있고, 두 곳은 직선거리로 90㎞ 이상 떨어져 있다.

김 부부장은 "늘쌍 한미사이의 긴밀한 공조하에 추적감시와 확고한 대비태세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외우던 사람들이 어째서 발사시간과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무기체계의 제원은 왜서 공개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고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제원과 비행자리길이(비행거리) 알려지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럽겠는데 이제 저들 국민들앞에 어떻게 변명해나갈지 정말 기대할만한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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