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김건희 여사 들러리인가” 논란 키운 윤희근 청장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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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일정 애매하던 차에 비공개 간담회” 해명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논란이 된 김건희 여사의 중앙경찰학교 졸업생 간담회에 대해 해명했지만, 오히려 "경찰 사기를 꺾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청장은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여사가 최근 중앙경찰학교 여성 졸업생들과 비공개 별도 회담을 가진 것에 대해 "문제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졸업식 이후 대통령과 청년경찰 간담회가 있었다"며 "그 시간에 여사님의 역할이 애매하던 차에 만들어진 자리"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졸업식 후 청년 경찰 20명과 50분 가량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는데, 그 시간 동안 대기해야 하는 김 여사를 감안해 별도 비공개 간담회를 추가로 열었다는 의미다. 

윤 청장은 "김 여사 일정이 애매해서 그 고민을 나누던 차에 의미 있는 스토리가 있는 졸업생과 부모님들, 그야말로 비공식으로 격의 없는 자리를 가져도 괜찮겠다고 저희 쪽과 행사 주관하는 쪽이 의사소통을 해서 마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참석자는 순수 졸업생과 가족들이고 다른 사람들은 들어자기도 않았다"며 "준비하는 입장에서 그렇게까지 해석돼 문제 되겠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8월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8월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윤 청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선의 한 경찰은 윤 청장의 답변에 대해 "청장이 앞장 서서 경찰 사기를 꺾는 말만 내놓고 있다"며 "김 여사 일정이 애매해서 그 시간 동안 경찰 졸업생들을 들러리처럼 모아놓고 시간 때우기용 간담회를 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9일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뒤 별도로 졸업생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허위학력, 주가조작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 여사가 경찰학교를 방문해 졸업생에 흉장을 달고, 대통령과 별개로 간담회까지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맹비난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김 여사를 향해 "경찰이 알아서 혐의없음으로 수사 종결해줄 것으로 믿고 일정을 소화한 것이냐, 아니면 이런 행사를 통해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위엄을 경찰에 과시한 것이냐"며 "김 여사가 자신이 윤 대통령과 동격이라고 여기는 것인지 황당하다. 국민이 뽑은 것은 윤 대통령이지 김 여사가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윤 청장은 윤 대통령이 약속한 처우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당근'을 제시하며 경찰국 신설 등으로 불만이 커진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윤 청장은 경찰의 기본급을 공공안전직무(공안직) 공무원 수준으로 상향하고 복수직급제를 도입하겠다는 윤 대통령 공약이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내년 1월 예산에 공안직 기본급이 지급되는 게 목표"라며 "경찰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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