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면 무조건 머리 나빠진다?…“일부 기능은 향상될수도”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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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타운대 메디컬센터 연구 결과
집중력 등 기능 향상 사례 적지 않아…‘기민함’은 예외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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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일부 화장품 등을 통해 노화를 지연시키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노화 자체를 멈추는 방법은 아직 없다. 노화에 있어선 신체 겉모습만큼이나 뇌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역시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기억력, 사고력, 집중력 등 정신의 전반적 기능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쇠퇴한다는 것이다. ‘나는 머리가 굳어서’로 시작하는 푸념을 중년 이상 연령층에게 한번쯤 듣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집중력, 주의력 등 일부 기능은 되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향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58~98세 연구 참가자 702명을 대상으로 주의력과 인지조절능력의 세 가지 측면인 ‘기민(alerting)’ ‘정향(orienting)’ ‘집행기능(executive inhibition)’ 관련 두뇌 네트워크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능력은 ‘기민’ 뿐이었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었다. ‘정향’이나 ‘집행 기능’의 경우 되려 향상됐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연습으로 향상될 수 없는 기민함은 (노화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주의력과 집중력은 평생 연습을 통해 향상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한 이점이 근본적 신경 저하보다 더 크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주의력과 집중력이 노화와 완전히 무관하다기보단, 적절한 연습 등을 기울이면 노화로 인한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기민, 정향, 집행은 각각 ▲들어오는 정보에 대응하고자 경계 및 준비 태세를 강화하는 것 ▲뇌의 자원을 특정 위치로 이동시키는 능력 ▲ 정보가 산만하거나 상충되는 상황에서 중요 정보에 집중하는 능력을 뜻한다. 운전을 예로 들 때, 기민은 교차로 접근시 준비태세 강화, 정향은 보행자 등 갑작스런 움직임을 향해 주의를 돌리는 능력, 집행 기능은 광고판 등 주의력을 해치는 요소를 억제하고 운전에 집중하는 기능이다.

T.얼만 조지타운 대학교 교수 역시 연구 결과에 대해 “노화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결과”라면서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노화로 인한 장애를 가진 환자들을 포함해서 임상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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