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이제 ‘이재명은 한다’ 넘어 ‘민주당은 한다’ 보여줄 때”
  • 김종일·구민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9 12:00
  • 호수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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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親明’ 정성호 민주당 의원 “모든 사안에 100% 무죄 확신”
“‘사법 리스크’ 없다…이재명이 단 1원이라도 돈 받은 증거 나온 것 있나”
“정청래·서영교는 자기 색깔 강해 이재명계로 볼 수 없어”

‘이재명의 민주당’은 무엇이 다를까. ‘이기는 민주당’의 길은 무엇일까. ‘유능한 민주당’은 대체 무슨 모습일까. 이재명 대표를 누구보다 오래 옆에서 지켜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열쇳말로 인터뷰 내내 ‘성과’를 강조했다. ‘이재명은 한다’라는 실용주의와 민생 제일주의로 국민에게 평가받은 것처럼 이제 ‘민주당은 한다’는 모습을 민생에서 성과로 보여드려야만 무너진 신뢰와 기대를 회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사저널 최준필

왜 지금 민주당에 이재명이 필요할까.

“민주당이 왜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서 3연패를 했나.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민심과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우리가 이념과 진영에 갇혀 있었던 데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이 상당히 분열됐다. 당내에서도 견해가 다르면 적대적으로 보고 대했다. 그게 지지자들의 분열로 이어졌고, 결국 선거에서 패배했다. 민심을 다시 통합하려면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이가 리더가 돼야 한다.”

국민과 당원 입장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무엇이 가장 다를까.

“‘이재명의 민주당’은 다수의 국민과 지지자 요구에 상당히 예민하고 신속하게 반응할 것이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정책 대안을 신속히 제시할 것이다. 이게 제일 달라지는 점일 거다. 과거의 민주당은 우리만의 세계에 갇혀 밖을 잘 보지 못했다. 민심과 괴리된 행태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재명의 민주당’은 국민과 직접 소통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거다. 그리고 그 핵심은 유능한 정당의 면모일 것이다.”

민주당이 ‘이기는 민주당’으로 가려면 무엇을 제일 먼저 바꿔야 할까.

“그동안 민주당이 선택받지 못한 이유는 민주당 정부와 민주당 모두 ‘무능’했기 때문이다. 국민께 정치의 효능감, 행정의 효능감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그걸 보여드려야 한다. 정치인 이재명에게 국민이 반응했던 이유가 바로 ‘이재명은 한다’라는 성과 덕분이었다. 이제 ‘민주당은 한다’는 걸 보여드려야 한다. 여의도 정치에 매몰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줄 아는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본다면.

“민심에 부응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동시에 지역구와 현장 활동에도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변화시켜야 한다. 그게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의 핵심 역할은 입법활동과 정부의 예산과 업무 감시다. 여기에 충실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집요하게 이 역할을 해왔을까 되돌아봐야 한다. 민주당의 적지 않은 의원이 여의도에서 끼리끼리 모이는 친목 모임을 주된 업무처럼 한동안 해왔다. 그러니 민심과 점점 괴리되고 현장의 목소리로부터 멀어졌다. 그렇게 여론을 읽지 못하니 하지 말라는 입법은 하고, 하라는 정책은 미뤄두는 모습이 굳어진 것이다.”

전당대회 이후 계파 갈등에 대한 우려도 큰데 해결책은 없을까.

“‘일하는 민주당’의 길로 가면 된다. 제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이재명계 좌장’이다. 언론에서 이재명계라고 부르는 의원들이 대선 이후 한데 모여 전체 모임을 가진 적도, 식사 한 번 한 적도 없다. 계파모임처럼 보스 중심으로 의원들 쫙 긁어모아서 연구모임을 만든 적도 없다. 의원들이 알아서 선거를 도왔던 것이지 계파를 만든 적이 없다. 그걸 친명이라는 계파로 나누고, 그 좌장을 정성호라고 하는 게 어이가 없다.”

향후 공천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은 실용주의자다. 성과를 중시한다. 당 대표로서 성과를 내려면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럼 무엇보다 공정해야 한다. 최고위원들과 다 협의해 합리적으로 할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 제도를 갖고 있다. 시스템에 의해 하위 20%를 걸러내게 된다. 여기서 핵심은 당선 가능성과 본선 경쟁력이다. 그 모든 게 지역주민들의 평가로부터 나온다. 계파에 따라 공천 유불리가 나뉘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이재명은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사람이다. 국민 신뢰를 회복해 정권을 다시 찾아오겠다는데, 공천에서 계파라는 기준을 앞세우겠나.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친명 패권주의’는 없다고 봐도 되나.

“물론이다.”

최고위원들도 친명 일색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다수의 최고위원 후보가 이재명과 함께하겠다고 해서 그렇지 한 분 한 분 따져보면 다들 색깔이 다르다. 언론의 분류대로 한다고 해도 사실 진짜 이재명계라고 할 수 있는 후보는 박찬대 의원 한 명뿐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과 서영교 의원 모두 자기 색깔과 개성이 강하신 분들이다. 장경태 의원도 정치적 목표가 크다. 이분들이 이재명계로 규정되길 원하실까. 반대로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의원은 비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고 의원이 이 대표와 가장 대화가 되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발탁되신 분이지만 특정 이익에 속하지 않고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개딸’로 상징되는 팬덤정치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개딸이라는 표현보다는 적극 지지층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당의 적극 지지층이 과다대표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이 대표가 균형 있게 경청할 것이다. 적극 지지층은 더 많은 소통을 원하시는데, 이재명 대표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다. 지금 그분들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면서도, 문자폭탄과 폭언 등은 삼가 달라고 설득할 수 있는, 신뢰를 주는 정치인이 이재명 말고 또 누가 있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인디언 기우제’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수사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대선부터 하면 이미 6개월여가 지났다. 그사이 이 대표가 단 1원이라도 돈을 받았다는 증거가 나온 게 있나. 지금 모든 수사 과정을 생중계하고 있는데, 그런 기사를 본 적 있나. 저도 법률가다. 이재명을 둘러싼 모든 의혹과 관련 사건을 다 살펴봤다. 모든 사안에 대해 전부 무죄를 확신한다.”

그럼에도 전방위적 수사가 점점 옥죄어 오는 모습인데.

“1987년 이후 대통령이 자신과 대선 때 경쟁했던 후보를 이렇게 공격하는 일은 역사에 없었다. 자신의 정치 정당성 확보를 위해 전임 정부를 들여다보는 사례는 있었지만, 경쟁 후보를 이렇게 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국민 통합을 한다던 윤석열 정권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이렇게 야당을 몰아넣고 야당의 반발을 이용해 ‘발목 잡기 프레임’을 씌우려 하는 것 같은데, 민심은 이런 기술에 속지 않는다. 우리 민도가 그렇게 낮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딱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사실 사람은 잘 안 바뀐다. 당도 마찬가지다.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다. 당 대표 임기 2년 동안 당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차분하게 했으면 좋겠다. 중요한 의제를 선택해 당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초석만 다진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그리고 태도다. 국민과 당원, 의원들 앞에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여야 한다. 가르치려는 태도가 아닌 낮은 자세로 경청하면 분명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다. 마지막으로 솔선수범이다. 당 대표가 먼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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