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는 8개월 vs 코로나는 30개월째”…왜 다를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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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변이’와 ‘전파력’ 차이…사스·메르스 때는 변이 거의 안 나와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17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가 18만803명에 달하며 18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국에 상륙한지 30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대유행이 종식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여러 변이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서다. 같은 바이러스종인 사스·메르스 대유행이 약 8개월 만에 끝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코로나19와 사스·메르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파력’과 ‘잦은 변이’다. 코로나19는 막강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사스와 메르스는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종이지만 전파력이 높지 않다. 전파력을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t)를 보면, 메르스는 0.4~0.9, 사스는 4 정도인 반면 코로나19는 최고 9.35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파력이 강력하면 감염자 수가 크게 늘어난다. 그만큼 여러 형태의 변이가 자주 나올 확률이 크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새 변이가 나올수록 전파력이 강해지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다. 실제로 BA.1(오미크론 변이)→BA.2(스텔스 오미크론 변이)→BA.5→BA.2.75(켄타우로스) 등 최근 유행을 주도하는 변이들은 갈수록 전파력이 세졌다.

반면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국내에서 변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사스는 2003년 대유행 이후 어떤 변이체도 나오지 않았다. 메르스의 경우는 지난 2016년 1월 ‘변이체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연구팀은 해당 변이가 감염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결론 내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후 더 이상의 변이체 발견 소식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대응 난이도가) 사스와 메르스가 B급이나 C급 태풍이었다면, 코로나19는 초특급 태풍”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사스와 메르스 (대유행) 때는 변이체가 거의 안 나왔다”며 “그래서 기본 진단하고 역학조사 등을 통해 격리했다. 또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의 기본 방역만으로 유행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사스와 메르스 (대유행) 때 개발 못한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등이 나와도 대응이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메르스 차단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유행 당시의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코로나19 변이가 계속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완전한 종식은 불가능하단 것이다. 다만 코로나19는 현재 치명률이 1%(한국은 0.12%)대다. 사스(10%)와 메르스(30~40%)에 비해 현저히 낮다. 잦은 변이가 발생할수록 중증도와 치명률은 떨어진다. 방역당국 등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될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 8일 “고위험군이 철저히 보호된다면 코로나 팬데믹을 궁극적으로 엔데믹이나 독감 수준으로 낮추는 시기가 그렇게 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2일에도 “코로나19가 앞으로는 제2의 독감과 비슷한 형태로 관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코로나19는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군에겐 여전히 치명적이다. 25일 기준 코로나19로 사망한 108명 중에서도 94%(102명)가 6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에 김우주 교수는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며 경각심을 잃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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