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어쩌나…‘쇄신’ 외친 날 ‘외모 품평·술자리’ 논란 후폭풍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6 10: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성동 ‘술병 마이크’ 에 당내서도 “미친건가” 탄식
이지성 女의원 언급한 비유에 당사자들 강력 반발
8월25일 국민의힘 연찬회 후 별도 술자리에서 '술병 마이크'를 들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모습 ⓒ 페이스북 영상 캡처
8월25일 국민의힘 연찬회 후 별도 술자리에서 '술병 마이크'를 들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모습 ⓒ 페이스북 영상 캡처

'쇄신'과 '전열 재정비'를 다짐했던 국민의힘이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1박2일 연찬회에서 여성 의원을 겨냥한 '외모 품평'에 이어 원내대표의 '술자리' 논란까지 터져나오면서다. 연찬회 시작과 동시에 부적절한 발언과 처신이 도마에 오르며 "미래가 없다"는 탄식까지 흘러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술자리' 파장이 확산하자 당원과 지지층을 비롯한 여론 악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논란이 된 건 권 원내대표가 주류 반입이 금지된 당 연찬회 직후 별도 술자리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되면서다. 술자리 영상에서 권 원내대표는 술병을 잡은 채 노래를 부르고, 주위 사람들은 환호를 보낸다. 영상이 찍힌 곳은 이날 국민의힘이 연찬회를 가진 충남 천안 연수원 인근의 한 음식점이다. 

당내에서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이번 연찬회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렸다는 점, 윤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의원들과 '쇄신' 결의를 함께 다졌다는 점, 더욱이 '술 없는 연찬회'를 표방한 당일 원내대표가 술자리를 찾았다는 점에서다. 이준석 전 대표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엄중한 당내 상황과 '문자 파동' '수해복구 현장 논란' 등이 아직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 컸다.

김동하 국민의힘 서울시당 부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 원내대표의 술자리 영상을 올리며 "미친 겁니까? 이러니 지지율이 뚝뚝. 정신은 차립시다. 이 당은 미래가 없습니다. 윤 대통령님 또 체리 따봉 주시죠"라고 맹비난했다. 

이지성 작가가 8월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지성 작가가 8월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기에 여성 의원을 향한 외모 품평 역풍까지 들이닥쳤다. 연찬회에서 강연을 맡은 이지성 작가가 여성 의원들을 언급하며 논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작가는 지난 5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구선수 차유람씨의 남편이다. 

이 작가는 강연에서 부인 차씨에게 입당을 권유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에는 젊음, 여성의 이미지 두 가지가 부족하다. 배현진 씨도 있고 나경원 씨도 다 아름다운 분이고 여성이지만 왠지 좀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고, 당신(차유람)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 당시 의원들이 앉은 객석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당사자인 배 의원과 나 전 의원은 각각 SNS로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성인지 감수성마저 꼰대 정당"이라며 공세를 펼쳤다.

이 작가는 "농담한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논란이 커지자 오후 8시께 SNS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아내인 차씨 역시 "해당 발언은 저 역시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부적절한 내용"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작가 발언에 대해 "우리 당의 부족한 이미지를 다소 보충해주라는 뜻으로 들었다. 그런데 앞뒤 자세히 보니까 오해할 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유감이다"며 진화에 나섰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