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면초가 권성동…尹心도 ‘권 사퇴’로 기운 듯 
  • 김종일·이원석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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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고위관계자 “尹 대통령 뜻은 권 원내대표 사퇴에 있다”
“權도 尹心 알고 있을 것”…국민의힘 중진들 릴레이 사퇴 촉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내부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여당의 원만한 사태 수습을 위해서는 권 원내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8월28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핵심 측근들에게 국민의힘의 현재 혼란과 분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권 원내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당정 상황에 밝은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 사퇴 쪽에 방점을 찍은 듯한 의중을 주변에 밝혔다”면서 “권 원내대표에게도 이와 같은 뜻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의 거취를 사태 수습 이후 재논의하기로 한 전날의 의원총회 결정에도 윤 대통령의 뜻이 실렸는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도, 국민의힘 관계자들도 말을 아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가 사퇴 결심을 속으로는 이미 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 결국 시기의 문제인데 이럴 때는 본인이 용단을 내려야 당도 살고 본인도 산다”라고 밝혔다.

이 중진 의원은 “권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눴는데, 권 원내대표 역시도 다시 ‘권성동 체제’로 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며 “다만 본인이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가장 질서 있는 수습을 위해 고민하고 주변과 상의를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의 사태에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책임이 있으니 한 발 뒤로 물러서야 한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 시선과 압력이 대통령에게 직접 가게 된다”라면서 “지금은 윤핵관들 사이에서도 내편 네편하고 있으니 윤 대통령이 (윤핵관들을) 쉽게 내칠 수가 없는 것 아닌가. 윤핵관들이 스스로 정리를 해주면 윤 대통령도 자기 머릿속에 그림이 있으니 앞으로 마음껏 바둑을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왼쪽부터)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공개적인 의견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5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전날 의총 직후 통화에서 “구질구질하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정치를 해야 한다. 권 원내대표가 즉각 물러나고 새 지도부가 모든 것을 수습하고 정리해 나가야 한다”며 권 원내대표의 거취 정리를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서는 “새로운 지도부에 혼란한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정통성을 부여해야 한다. 이미 권 원내대표는 그 정통성을 상실했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않고 출범한 비대위, 그에 따른 가처분 인용, 대통령께서 금주령을 내린 행사에서 원내대표의 음주 행위 등 과연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행동이 맞느냐”는 지적도 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현 지도부는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 이번 의총 결정은 국민과 당원을 ‘졸(卒)’로 보는 것”이라며 “당과 국가를 사랑한다면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날 의총의 의사결정이 잘못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어제 의총에 70여 명이 참석했고, 불참한 의원 대다수에는 지금의 원내대표가 안 된다는 기조가 깔려 있다고 본다”며 “보이콧 성격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4선 윤상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날 의총 결정에 대해 “정치를 죽이고, 민주주의를 죽이고, 당을 죽이고, 대통령을 죽였다”며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게 정치를 살리는 길이고, 민주주의와 당과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3선 김태호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분란과 혼란을 수습하려면 내려놓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사태 수습의 첫 단추”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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