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법원의 판결에 따라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나선 가운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을 향해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29일 BBS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말한 이유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전 대표 사이도 그렇고 어제 배현진 의원과 김병욱 의원의 단톡방 논의도 그렇다”고 밝혔다. ‘단톡방 논의’는 전날 국민의힘 의원 단톡방에서 배 의원과 김 의원이 과거 최고위원 사퇴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인 것을 말한다.
고 최고위원은 “참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들이 너무 볼썽사납다”며 “본인들끼리 지지고 볶고 하는 것에 크게 관여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권 여당이기에 그 폐해가 국민들한테까지 온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한 이후 윤 대통령 스스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는 걸 없애야 한다. 측근들을 더 멀리 두고 모두가 통합될 수 있는 인선을 통해서 국정운영의 출발을 시작했어야 됐는데, 첫 단추를 잘못 끼다 보니까 지금 계속 옷이 망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리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늪에 빠질 것이기에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는 윤 대통령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 최고위원이 언급한 ‘단톡방 논의’는 김 의원이 28일 저녁 의원 단톡방에 “이 전 대표를 내쫓기 위해 작위로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퇴쇼를 벌인 것은 부당하다”는 글을 올리며 시작됐다. 배 의원은 “사퇴쇼라고 하셨는데 말을 좀 가려 했으면 좋겠다. 커뮤니티 수준의 글 공유는 삼가주기를 요청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김병욱 의원은 “일부 저급 유튜버들의 앵벌이 주장이 당 의원총회장에서 버젓이 유통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국회의원으로서”라고 받아쳤다.
갈등 상황은 이양수 의원의 중재로 마무리됐다. 이 의원은 “우리가 싸우면 안 된다,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며 “의총에서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했으면 됐지, 이걸 갖고 서로 싸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배 의원을 두고 한 얘기는 아니었다. 배 의원을 불편하게 한 점 사과한다”고 말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