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저조’ 전망 기업에 공매도 몰렸다…아모레 2배 가까이 증가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2.08.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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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적자 낸 아모레, 연말 영업이익 20%↓ 전망
6000억 파업 손실 대우조선, 공매도 거래대금 2배 껑충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모습 ⓒ연합뉴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 2분기 실적이 저조하고 전망 역시 어두운 기업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직전 40거래일보다 공매도 비중이 20%가 넘는 종목은 아모레퍼시픽, 한온시스템, 녹십자, SK바이오팜, 대우조선해양, 메리츠금융지주, 롯데정밀화학, 한샘 등 8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공매도 비중을 보인 곳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공매도 비중은 29.72%로 전체 거래대금의 30%에 육박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공매도 비중은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15.45%)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데 사용되는 기법이다. 이 같은 특성상 아모레퍼시픽의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해 공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올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은 1조264억원으로 21.3% 줄어들었고, 104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09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올 상반기 실적은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13.1% 감소한 2조1108억원, 영업이익은 48.2%나 줄어든 138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저조한 실적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매출 감소에 기인한 영향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사업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매출 비중은 5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나는 것에 비해 화장품 기업들이 체감하는 중국 소매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전망도 좋지 않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1.64%가 쪼그라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공매도 잔고 수량이 전체 상장 주식의 3.74%에 달해 향후 추가 주가하락도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는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메릴린치인터내셔날, JP증권회사 등이다.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모습 ⓒ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모습 ⓒ연합뉴스

공매도 비중이 20% 이상인 8개 종목 가운데 공매도 거래대금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26일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공매도 비중은 21.44%다. 대우조선해양의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은 8.77% 수준이었지만 이후 2.36배 규모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1841억원, 영업손실은 9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0.7% 늘었고 영업손실은 90.1% 감소했지만 3분기 전망은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지난 6월부터 7월 22일까지 진행된 하청노조 파업으로 인한 작업 지체로 6000억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했다. 해당 손실 대부분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하락 예상에 공매도 세력의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전망이 좋지 않은 종목에 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고 공매도가 집중된다”며 “결국 실적으로 가치를 입증해야 공매도로 인한 주가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롯데그룹 내 가장 높은 영업이익(2398억원)을 낸 롯데정밀화학의 공매도 비중은 20.56%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오히려 0.69%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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