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 드라이브 건 경남, 서울에서 투자유치 팔걷었다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3 15:05
  • 호수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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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도지사, 3년 만에 대면으로 수도권 투자유치 설명회 개최
1조원 넘는 대규모 투자협약 체결 기대

“지금 우리 경남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이다. 기업과 투자유치는 경제 회복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당선인 시절이던 6월7일 한 지역방송 뉴스에서 밝힌 말이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기관의 경기 침체 경고에 박 지사도 동의의 뜻을 드러내며 대응책 마련을 예고한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여러 기관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 중반에서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박 지사는 7월1일 취임식에서 “투자와 대기업 유치를 경남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경기를 둘러싼 경고음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선 8기 경남도는 ‘저성장·고물가’ 공포를 차츰 극복하고 있다. 경남도는 민선 8기 출범 직후인 7월 8개 기업과 3135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이어 8월에 투자유치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첫 회의까지 열었다. 특히 경남도는 10월 수도권에서 대규모 투자유치 설명회까지 연다. 투자유치만 뒷받침된다면 저성장을 견딜 체력이 저절로 생긴다는 믿음이 정책으로 실현된 것이다.

경남도는 연간 10조원 민간투자 유치를 목표로 8월25일 대기업 전·현직 임원이 대거 참여한 ‘경남도 투자유치자문위원회’를 발족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경남도
경남도는 연간 10조원 민간 투자유치를 목표로 8월25일 대기업 전·현직 임원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경남도 투자유치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 ⓒ경남도

경남도, 투자유치단 개편…민간 전문가 채용

투자유치자문위원회는 경남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 원동력이다. 경남도는 도정 과제 1호 공약 실천을 위해 8월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경상남도 투자유치자문위원회’(이하 투자유치자문위)를 출범시켰다. 투자유치자문위는 경남지사 직속 자문기구로, 대기업 전·현직 임원과 금융 전문가 등 17명이 참여했다. 자문위는 기업 투자 동향과 맞춤형 투자유치 전략 자문, 투자 수요기업 발굴·유치 등에 나서 경남도 투자유치를 위한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

투자유치자문위 활동은 대기업들이 5년간 대규모 국내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 5월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10대 그룹은 향후 5년간 1055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국내 투자 비중이 약 87%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투자유치자문위의 우군을 자처했다. 정부가 기회발전특구 예고 등 지방투자 및 기업의 지방 이전 활성화 제도를 개선하면서다. 경남도가 급변하는 경제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투자유치자문위는 11월경 제2차 회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첫 회의에서 제안된 분과별 구성을 통해 그룹별 활동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 지사는 경남도청 조직도 투자유치에 맞게 개편했다. 새로운 일을 하려면 새로운 조직과 인재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기업 투자에 달렸는데, 도청에 민간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고 느끼게 됐다. 그렇게 하려고 정말 노력했다”고 했다. 실제 박 지사 취임 이후 경남도는 첫 조직개편에서 투자유치단을 경제부지사 직속으로 배치했다. 특히 최근 투자유치단장 직위에 투자유치 활성화 방안을 실천할 민간 전문가를 영입했다. 9월29일 임용된 권창호 투자유치단장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바르샤바 무역관장과 LG전자 해외사업전략팀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해외사업 전문가다. 경남도는 권 단장에게 경남도 투자유치 전략 수립과 국내외 기업 유치 등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 지사는 당선인 시절부터 공을 들인 투자유치 전담 기관인 ‘경남도투자경제진흥원’ 설립에도 집중하고 있다. 경남도는 현재 존속 중인 ‘(재)경남도경제진흥원’을 (재)경남도투자경제진흥원으로 재편하기 위해 (재)경남도경제진흥원의 운영조례 개정 절차를 위한 경남도의회 상임위 심의를 마쳤다. 조례 개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진흥원 명칭 변경 및 조직개편 내용을 담은 정관 개정과 자체 규정을 정비할 계획이다. 박 지사는 “(재)경남도경제진흥원 내 투자유치 전담 기관에 전문가를 채용해 전문성과 업무의 연속성을 강화하고, 유치 기업의 사후관리 업무에 매진하는 조직체계를 갖출 예정”이라며 기업 투자유치 극대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박완수 경남지사 ⓒ경남도
박완수 경남지사ⓒ경남도

“경남은 안정된 제조 기반 등 투자 매력 갖춰”

경남은 조선·기계 등 전통적인 제조업 외에도 항공우주산업·방위산업·원전산업 등 우리나라 핵심 산업이 집약돼 있다. 여기에 진해신항과 남부내륙고속철도, 가덕도신공항 등 물류·교통환경 구축도 예고되면서 최적의 기업 입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남도는 이런 강점을 활용해 기업의 관심을 경남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가 추진 예정인 기회발전특구에 경남이 반드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기업 맞춤형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등 우수한 투자 여건을 마련하고, 수도권과 해외 기업의 대규모 투자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경남도는 대규모 투자기업 특별지원과 투자촉진보조금 확대, 임대료 지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과감한 개선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경남도는 지역의 투자유치 역량을 결집해 10월25일 웨스틴조선 서울 호텔에서 대규모 수도권 설명회를 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혔던 현장 설명회를 재개한 것이다. 국내외 기업 CEO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도는 다수 업체와 총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도 온라인 투자유치 설명회 MOU 체결 때의 투자금액(1129억원)을 훨씬 상회한다. 경남이 여전히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지로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지니고 있음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박 지사는 “경남도의 투자유치 노력과 경남의 안정된 제조 기반, 우수한 인력, 혁신적 기술 등 투자 매력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투자협약 체결 기업 중 경남 고성의 해상풍력발전 구조물 생산업체인 삼강엠앤티(주)는 경남 고성 양촌·용정 지구에 7350억원을 투자하고, 2000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삼강엠앤티(주)가 지난 9월 SK에코플랜트에 편입된 후 대표이사 교체와 더불어 새로운 사업계획 발표 이후 이뤄진 결과다. 삼강엠앤티(주)의 투자계획이 실현되면 조선업 침체에 따른 고용 위기가 개선되고, 특히 산업 위기 대응 특별지역인 고성군과 인접 지역의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지사는 “경남도는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해소하고, 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투자 여건 마련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며 “‘기업 하기 좋은 경남’ ‘투자하기 좋은 경남’ 등의 이미지를 계속 만든다면 조만간 대규모 투자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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