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전면 불참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시정연설에서 야당 의원들이 입장조차 하지 않으며 전면 보이콧하는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마친 뒤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원 본회의에 입장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대신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 등을 들고 규탄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에는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퇴장한 후에는 다시 로텐더홀에서 다시 마무리 규탄대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해 입장할 때는 “엄중하고 절제된 침묵시위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뒤로는 막말 정쟁을 하며 민생을 외면하고 야당 탄압과 협치 파괴로 입법부를 부정하는데 또다시 시정연설로 국회를 기만하려는 것이냐”며 “윤석열 정권의 반 협치 폭주 앞에 대통령 시정연설을 거부하지만 국민 혈세를 허투루 쓰이지 않게 예산심사는 그 어느 해보다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북미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논란’과 ‘종북 주사파’ 발언, 감사원의 서해피격사건 감사와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 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시정연설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여기에 여권도 사과 의사를 밝히지 않고, 민주당도 시정연설 보이콧을 감행함에 따라, 향후 예산 및 법안 심사 등을 앞둔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 대치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조문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