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삼성’ 시대 열렸다…‘뉴삼성’ 메시지는?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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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31년 만에 그룹 회장직에 올라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4)이 부회장 승진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이에 이 신임 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4년여 만에 공식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이자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45세에 회장직에 오른 고(故) 이건희 회장보다는 9년 정도 늦게 회장 직함을 달았다.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이 신임 회장은 승진을 앞두고 적극적인 현장 행보를 보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의 국내·외 주요 계열사의 사업장을 찾으며 임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렸다.

지난 12일에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준법감시위원회도 직접 찾아 위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신임 회장은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원회 활동 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 경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이날 별도의 취임 행사나 취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내게시판에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임직원들에게 회장 취임의 소회와 각오를 전했다. 이 회장은 “(이건희)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며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 회장은 투자와 인재양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며 사회에 대한 기여 역시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이 회장의 대외적인 취임 메시지는 없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11월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을 전후해 ‘뉴삼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회장 직함을 달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 이 회장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 측은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회장 승진의 이유를 꼽은 터라 M&A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바이오, 전장,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에 전 방위적인 투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예정대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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