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공개 행보로 상생협력 현장을 택했다. 평소 지론인 ‘사회와의 동행’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8일 광주광역시 소재 협력회사인 ‘디케이’를 방문했다. ‘디케이’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간 거래한 협력회사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거래 시작 당시 매출 7억5000만원, 직원 1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은 2152억원, 직원은 773명으로 늘어나며 각각 287배, 77배 성장했다.
이 회장은 디케이의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협력회사와의 상생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로 협력사 방문을 택한 배경에는 삼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이 회장은 회장 승진안이 의결된 지난 27일에도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사건의 재판에 출석하는 등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 상태다.
이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와 회장 취임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같은 날 사내게시판에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며 사회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앞서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재계에서는 향후 발표할 ‘뉴삼성’ 경영 철학의 한 축에 상생, 동행 등의 키워드가 담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협력회사를 방문한 이 회장의 파격적인 취임 첫 행보는 향후 사업보국을 잇는 ‘미래동행’ 철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