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국가애도기간에도 행사 여는 부산시
  •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2.10.3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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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금융 관련 행사 강행에 “국가애도기관에 옳지 못한 처사“ 지적 나와
부산시 “회의 통해 결정할 것“
10월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추모 꽃다발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10월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추모 꽃다발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1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도 부산시가 해양금융 관련 행사를 열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등이 줄줄이 행사를 취소하고 있는데, 부산시가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한국해양진흥공사, 금융감독원, 마린머니사와 함께 내달 1일부터 2일까지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2022 부산해양·금융위크(BMFW)를 연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해양금융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부산시가 추산하는 참석자만 300명 이상이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큰 규모의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정부는 전날부터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국정 최우선 순위를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는 모든 공공기관과 재외공관에서 조기를 게양해야 한다. 또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패용하게 된다. 여야 등 정치권도 이태원 사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도 행사와 축제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경남도는 개최 중이거나 개최 예정인 축제와 행사 축소를 권고하고 나섰고, 대구시도 국가애도기간인 만큼 15개 행사를 연기하고나 취소키로 했다.

이런 상황에 부산시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예정대로 행사를 연다면, 사회적 책임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거세다. 이태원 참사를 접한 한 부산시민은 “이태원 참사를 보고 너무 안타깝다“면서 “행사도 좋지만 지금 시기에 개최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후속 조치에 더욱 신경쓸 때“라고 했다. 

정춘희 부산경남미래정책 대표는 “참석규모가 수백명이면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취소하는 게 맞고, 국가적 분위기를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이기도 해서 오늘 회의를 통해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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