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내세워 6억 ‘먹튀’한 경태父 커플, 나란히 재판행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11.0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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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김씨 불구속, 범행 주도 여자친구는 구속 기소
지난 2020년 택배기사인 주인 김아무개씨와 함께 배송일을 다닌다며 인기를 끈 반려견 '경태'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2020년 택배기사인 주인 김아무개씨와 함께 배송일을 다니는 사진으로 인기를 끈 반려견 '경태' ⓒ인스타그램 캡처

SNS서 인기를 끈 반려견 ‘경태’가 아프다며 6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택배기사와 그의 여자친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2부(이용균 부장검사)는 지난 달 28일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택배기사 김아무개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의 여자친구 A씨는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A씨는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반려견인 ‘경태’와 ‘태희’의 치료비 명목으로 인스타그램 ‘택배견 경태’의 팔로워 1만2808명으로부터 총 6억1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인스타그램에서 “경태와 태희가 최근 심장병 진단을 받았는데 누가 차사고를 내고 가벼려 택배 일도 할 수 없다”면서 팔로워들을 중심으로 후원금을 받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중 일부에겐 개별 메시지를 보내 돈을 빌린 혐의도 함께다.

이후 후원금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김씨는 인스타그램 계정 폐쇄 및 잠적을 택했다. 결국 지난 4월 피해자 6명이 경찰에 5억3000만원을 편취당했다는 취지의 고소를 접수하면서 사건화 됐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남자친구 김씨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돼 결국 구속됐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 보완수사로 팔로워 1만2802명이 약 8000만원을 더 후원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법적으로 피해자들은 법원의 배상명령을 받아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경찰 조사 단계서 김씨 등이 후원금 대부분을 사용했다고 판단됐던 만큼, 실제 후원금 환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김씨는 지난 2020년 자신의 택배 차량 조수석에 반려견 경태를 태우고 다니면서 배송 일을 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해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김씨가 택배기사로 일했던 CJ대한통운의 경우 김씨의 반려견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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