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헤르손서 수세 몰리자 주민 7만 명에 강제 이주령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11.0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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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이동 위해 민간인 방패막이” 의혹도 나와
WSJ “헤르손서 러시아군 철수 머지않은 듯”
2일(현지 시각) 남부 헤르손 주민들이 러시아가 내린 강제 대피령으로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러시아가 내린 강제 대피령으로 인해 2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 주민들이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 군의 공세가 지속되면서, 러시아 측이 헤르손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행정부 수반 볼로디미르 살도는 이날 “최대 7만 명의 주민이 헤르손 남쪽과 러시아 본토로 이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1일) 발표된 헤르손 행정부의 명령에도 “주민들을 강제적으로 이동시킬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러시아에 점령되어 있는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로, 흑해와 크림반도로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헤르손 탈환을 위한 공세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데, 이에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그간 수차례 주민 대피령을 내려왔다. 지난달 19일에는 헤르손주 주도인 헤르손시에 대피령을 내렸고, 31일에는 드니프로강 15km 이내까지 대피령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헤르손으로부터 군대를 이동하기 위해 지역 주민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은 이것이 민간인 대피라는 인상을 심어주기를 원한다”면서 “그들은 (병력이) 민간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어느 정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WSJ는 러시아 측의 이같은 강제 이동 명령이 헤르손에서 러시아군 철수가 머지않았다는 징후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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