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헤르손 철수 방침에…우크라 “함정 가능성”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11.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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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싱크탱크 전문가 “러 병력 추가동원…의도 불분명”
러시아 군인 2명이 2022년 5월2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AP연합
러시아 군인 2명이 2022년 5월2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AP연합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 헤르손의 드니프로강 서안 지역에서 퇴각할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함정일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행정부의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이날 친러시아 매체 《솔로비요프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부대와 병사들은 드니프로강 동안으로 떠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스트레무소프는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 투데이》에도 출연해 “지금 우리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어떤 사람들은 상황을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지금 말하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쪽으로 가라. 그러면 더 안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헤르손주의 주도 헤르손시와 함께, 크림반도에 식수를 공급하는 드니프로 건너편의 댐 일부를 포함한 지역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러시아 측은 전날(2일) 헤르손 주민 최대 7만 명이 오는 6일부터 러시아 본토나 헤르손 남부로 강제 이주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의 철수 방침이 의도적으로 퍼뜨린 허위 정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군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는 점령지가 버려져 있으며 거기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특수한 도발의 징후일 수 있다”면서 점령지 포기를 가장한 러시아 측의 함정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주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들(러시아군)의 정예부대는 아직 그 자리에 있다”며 “우리는 이를 알고 있고 그들을 믿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싱크탱크인 해군분석센터(CNA)의 러시아 전문가 마이클 코프만 교수는 트위터에서 “러시아군이 일부 지역에서 철수하는 듯했지만, 병력이 추가로 동원됐다. 러시아군의 탄약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드니프로강 서안에서 강제로 쫓겨나는 상황이 아님에도 퇴각하겠다는 러시아군의 의도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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