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확진자 폭증에 美 초강력 변이 위협…해외발 재확산 막을 수 있나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3.01.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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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천공항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 중 61명 확진
1월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중국발 입국자를 분류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중국에서 항공편이나 배편으로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는 등 고강도 방역 대책을 시작했다. ⓒ 연합뉴스
1월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중국발 입국자를 분류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중국에서 항공편이나 배편으로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는 등 고강도 방역 대책을 시작했다. ⓒ 연합뉴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의무화된 첫날 입국자 61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데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유행을 주도하는 XBB.1.5 변이의 국내 유입도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국민 대부분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새 변이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방역 강화조치가 시작된 첫날, 인천공항에서만 중국발 입국자 5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발 항공기 승객(승무원 포함)은 총 1052명이었으며, 이중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 309명이 도착 즉시 인천공항 검사센터에서 PCR 검사를 받았고 이중 61명이 확진됐다. 양성률은 19.7%다. 

전날 인천공항 외에 항구를 통해 들어온 입국자들도 있어 확진자 수는 61명에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날 공항 검사센터에서 PCR 검사를 받은 단기체류 309명을 제외한 나머지 743명은 이날 내로 검사를 하게 된다. 양성 판정받은 단기체류자는 방역당국이 마련한 임시 재택시설에서 7일간 격리된다. 정부는 현재 최대 1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격리시설을 마련하고 인천·서울·경기에 예비시설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인데, 이와 같은 추세라면 추가되는 확진자만으로도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확진자 폭증에 따른 새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다. 중국의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지난 7일 이후 유행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한 달 사이 중국 주요 도시 지역 주민의 50%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확진자가 단기간 급증함에 따라 새 변이 출현 가능성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우려로 한국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에서 최근 급속히 퍼지고 있는 오미크론의 최신 하위변이 XBB.1.5의 국내 유행도 우려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XBB.1.5 감염에 의한 발병률이 최근 1주일 새 약 2배 증가했다. XBB.1.5 변이 검출률은 41%가량으로 곧 우세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XBB.1.5 변이는 국내에도 이미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 최초 발견됐으며 국내 6건, 해외 유입 7건 등 총 13건이 확인됐다. XBB 하위변이가 코로나19 치료제인 이부실드 뿐 아니라 개량 백신에 대한 저항력까지 갖췄다는 컬럼비아대학교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면서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이다. 

12월23일 중국 남서부 충칭의 한 인민병원 로비에 마련된 병상에 환자들이 누워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방역 정책 완화 후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병상 및 의료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 AFP·연합
12월23일 중국 남서부 충칭의 한 인민병원 로비에 마련된 병상에 환자들이 누워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방역 정책 완화 후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병상 및 의료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 AFP·연합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20년~2021년까지 알파와 델타 등 새로운 변이가 6~8개월 동안 전세계를 휩쓸며 유행한 후 그 다음 변이에 의해 대체가 됐다. 그러나 202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초 출현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대유행 이후부터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릴레이 유행 형태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어 "바이러스 감염이 쉬운 겨울철인 데다, 해이해진 방역정책, 미국 XBB.1.5의 국내 상륙, 중국발 새 변이 출현 가능성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설 이후 재유행 규모가 '스텝 업' 형태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행 규모를 줄이려면 일관된 방역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 교수는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실내 마스크 해제하겠다고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고 이 때문에 백신 접종까지 지지부진해졌는데, 갑자기 방역강화 정책으로 돌아섰다"면서 "마카오와 홍콩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조치도 빠져있다가 비판이 나오자 추가하는 등 방역당국이 여론 눈치를 보며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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