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화장에 2000만원” 사망자 폭증에 답 없는 중국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1.04 11: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장·장례 절차 사실상 마비…시신 밭이나 산에 묻기도
1월3일 중국 상하이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들것에 누워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상하이 루이진 병원의 의사 말을 인용, 상하이 인구의 70%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1월3일 중국 상하이의 한 병원에서 환자들이 들것에 누워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상하이 루이진 병원의 의사 말을 인용, 상하이 인구의 70%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 AFP·연합

중국 전역이 코로나19 감염 폭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방역은 물론 의료와 장례 시스템이 모두 마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과 장례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통계 발표를 중단함에 따라 정확한 감염자 및 사망자 규모 파악은 불가능하다. 중국 내 전문가들과 지방정부 집계를 유추하면, 지난달 7일 이후 3주 만에 중국 각 성과 대도시 인구의 50∼90%가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하루 9000명 정도다. 수억 명의 이동이 예상되는 오는 22일 춘제(春節·음력 설)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감염 증가가 예상돼 사망자 수는 더 치솟을 전망이다. 이달 말 하루 감염자가 37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12월23일 중국 남서부 충칭의 한 인민병원 로비에 마련된 병상에 환자들이 누워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방역 정책 완화 후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병상 및 의료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 AFP·연합
12월23일 중국 남서부 충칭의 한 인민병원 로비에 마련된 병상에 환자들이 누워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방역 정책 완화 후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병상 및 의료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 AFP·연합

중국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특히 사망자 시신 처리를 감당하지 못해 화장 비용만 수천만원에 달해 밭에 묻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한 장례식 참석자를 인용해 상하이 룽화 화장시설의 경우 평소 가능한 수준보다 5배 많은 하루 500구 이상의 시신을 화장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절차에 따른 화장과 장례는 기대할 수 없고, 공동 화장까지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화장시설의 직원은 "지금 전체 시스템이 마비됐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상황을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미 주요 도시의 화장·장례 식장은 포화 상태에 도달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다는 경고를 내고 있다"고 했다.

사망자는 폭증하는데 화장·장례 시설은 한정돼 있어 시설 이용료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블룸버그는 화장 비용이 큰 폭으로 뛰어 사흘 이내 처리 시 6만8000위안(약 1250만원)에서 당일 처리 시 8만8000위안(1620만원)을 요구받았다는 유족의 얘기를 전했다.

화장·장례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유족들은 야산과 빈 밭을 찾아 매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전염병인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경우 시신을 집에 둘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유족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자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그룹 부총재를 지내고 공유오피스 사업체 유코뮨을 운영했던 마오다칭은 가족의 장례를 치르면서 화장시설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했다. 그는 위챗 공개 계정에 "화장과 매장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면서 "이게 바로 베이징의 현 상태"라고 탄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브레인으로 통하는 후안강 칭화대 교수도 최근 장인상을 치르면서 구급차와 화장·장례시설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