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차 소방관의 울분…“이태원 참사 현장 경찰 2명 뿐, 너무 외로웠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01.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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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힘 다했지만 참담한 결과…유족께 죄송”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이 “현장 도착 직후 경찰들은 2명 정도 봤다”고 증언했다. 소방 인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후에도 한동안 충분한 경력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죽을 힘을 다했으나 참담한 결과”라며 유가족들에게 사죄를 전하기도 했다.

19년차 소방관인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은 4일 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서 ‘소방이 28차례에 달하는 경찰 인력 지원 요청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많지 않았다”면서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2명 정도 봤다”고 증언했다.

유 팀원은 ‘경찰 수가 너무 부족했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질의하는 오 의원에게 “그렇다”면서 “현장 통제는 한동안, 한참동안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구조 작업에 충분한 경찰 인력이 도착하지 않았느냐’는 추가 질의에도 “도착하지 않았다. 사람을 (압사 현장서) 빼놓고, 빼낸 사람을 놓을 공간도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증언했다.

유 팀원은 ‘경찰, 지방자치단체, 상급기관 등에서 적시에 지원 혹은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보느냐’는 오 의원 질의에 “그렇지 않다”면서 “너무나 외로웠다. 소방관들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이 없었고, 구조한 사람들을 놓은 장소조차도 마련되지 않을 정도로 인파들이 통제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한편 이날 유 팀원은 더 많은 희생자들을 구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울먹이며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저를 포함한 소방관들 모두가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유가족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 현장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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