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재명” vs “대장동 수괴”…전운 감도는 성남지청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1.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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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오전 10시30분 檢출석…2000명 안팎 집결 예상
경찰, 기동대 900명 투입해 만일의 사태 대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 도중 이를 악 물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 도중 이를 악 물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운명의 날'을 맞았다. 이 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가 현실화하면서 지지세력인 일명 '개딸'(개혁의 딸)들과 진보·보수 성향 시민단체 등 대규모 인원이 현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경찰은 성남지청 앞으로 경력을 대거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10시30분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의 출석이 임박해 오면서 성남지청 앞은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가운데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변문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가운데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시사저널 변문우

파란색 풍선을 손에 든 이 대표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재명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민생은 뒷전이고 칼잡이 앞세워 정치 탄압'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이재명을 연호하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대장동 수괴 이재명을 구속하라' '방탄복 판매. 죄 짓고 불안하신 분 방탄조끼 입으세요. 의원님들이 지켜주십니다' 등 이 대표와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가운데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 모인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 대표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변문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가운데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 모인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 대표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변문우

이 대표 지지자 및 진보·보수 측 시민단체 등 2000명 넘는 인원이 성남지청 앞 도로를 사이에 두고 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현장에서 지켜볼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집회 신고 규모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민주시민촛불연대 1000명, 이재명 지지자연대가 500명 규모다. 이 대표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보수성향 시민단체 800명도 맞불 집회를 예고했다. 지지자 측은 성남지청 정문 앞 인도와 1개 차로를, 반대 단체는 건너편 인도와 2개 차로를 중심으로 모인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기동대 12개 중대, 900명을 순차적으로 배치해 양측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취재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1월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취재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檢, 이 대표 부정청탁 지시·관여 집중 추궁 전망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해당 의혹과 관련 2018년 당시 바른미래당 등으로부터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당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있으면서 기업 민원 해결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30일 성남FC에 후원금 55억원을 내고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 평을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 A씨 등을 기소한 뒤 나머지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최근 네이버와 차병원도 각각 30억원대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제2사옥 및 의료시설 용적률 상향 등의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성남시로부터 후원금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를 불러 기업들의 후원 배경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와 이를 직접 지시 또는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검찰 수사에 대해 '당당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유의 야당 대표 검찰 소환 조사가 현실화되면서 이 대표 출석 현장에는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수 민주당 의원이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정치 탄압' '야당 대표 죽이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무리 한 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현직 야당 대표로서 도주 우려가 없고 해당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 우려도 없는 점, 검찰에 출석해 조사에 협조한 점 등을 감안하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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