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다음 대선 출마 안 해…윤 대통령과는 ‘부부관계’”
  • 김종일·변문우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3.01.16 10:05
  • 호수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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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당권 주자 인터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전국 선거 이긴 검증된 리더십”
“‘당선 가능성’이 공천 기준…누구보다 ‘공정한 공천’ 관리 가능”
“제가 이재명 킬러…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 이재명 방탄 위한 예행연습”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월9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기는 리더십’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전국 단위 선거를 진두지휘해 승리로 이끈 경험을 갖춘 사람은 본인뿐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차기 총선의 공천권과 관련해서는 “저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 없다. 즉 챙길 측근이 없다는 뜻”이라면서 “따라서 누구보다 공정하게 공천을 관리할 수 있다. 오로지 본선 경쟁력 하나만을 보고 후보를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거론되는 경쟁 후보 중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저와 대통령의 관계는 ‘부부관계’와도 같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이종현

“오직 당선 가능성만이 공천 기준 될 것”

단도직입적으로 ‘왜 김기현이 당대표가 돼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이기는 리더십’이 확실히 검증된 후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전국 단위 선거를 진두지휘해 승리로 이끈 사람은 저 김기현 하나뿐이다. 제가 2021년 원내대표에 취임할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에 못 미칠 정도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저는 악조건 속에서 출발했음에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모두를 승리로 이끌었다.”

경쟁 후보들을 압도할 경쟁력은 무엇일까. 

“세 가지가 있다. 우선 경험이다. 저는 입법부·사법부·행정부 모두를 경험했다. 판사로서 사법부에 근무했고, 이후 입당한 뒤 입법부에서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어 1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자랑하는 울산시의 시장으로 당선돼 광역지자체 행정 경험을 했다. 이런 경험은 당정 협의에서 정책을 조율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본다.”

나머지 두 가지 경쟁력은 무엇인가.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이다. 저는 한결같이 당을 지켜왔다.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당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도 꿋꿋하게 당원들과 함께했다. 풍찬노숙에 비견되던 그 시기 당원 동지들의 고난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격의 없는 소통이 통합 리더십의 근간이 되었다고 자신한다. 지금도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통합하고 조정할 수 있는 사람도 저 김기현이라고 자부한다.”

다음 당대표는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김기현만의 ‘이기는 리더십’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내년 총선은 3년 차에 들어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중간평가가 될 것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이 국민 성원을 통해 안착해 나가야 한다. 동시에 최소한 당 지지율을 55%로 올리고, 대통령 지지율은 6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네 가지 핵심 약속을 지키겠다.”

네 가지 핵심 약속이 무엇인가.

“먼저 보수의 정체성에 기반하되 당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높이면서 2030세대부터 7080세대까지 모든 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낼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겠다. 이는 당의 지지 기반을 수도권은 물론 호남 지역까지 확대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기는 시스템 공천’을 도입하겠다. 오로지 본선 경쟁력 하나만을 보고 후보를 세우겠다. 공명정대한 공천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할 것이고, 이는 수도권을 포함한 총선 압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른 두 가지는 무엇인가.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의 역량 대폭 강화다. 당 정책 역량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국민의힘을 국민 민생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한 정책정당이 되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임당원을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 ‘전당원 여론조사제’를 도입하는 등 당원들의 권리 행사와 의견 개진 등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게 하겠다.”

차기 공천을 두고 벌써부터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친윤이 아니면 공천 받기 어려울 것’ ‘공천을 용산이 좌지우지할 것’ 등의 우려도 나오는데, 향후 어떤 원칙과 방향으로 어떻게 공천 관리를 해나갈 계획인가.

“저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 없다. 챙길 측근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공정하게 공천을 관리할 수 있다. 아울러 거듭 강조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당 구성원 모두는 친윤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당이 배출한 대통령과 그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분이 당내에 계시지 않으리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공천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혔듯이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뽑는 공명정대한 ‘이기는 공천 시스템’을 통해 총선 압승을 이룰 것이라는 굳은 약속을 드린다.”

당대표가 된다면 여의도(당)와 용산(대통령실)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나갈 건인가.

“여당과 대통령실은 대선에서 같은 기치를 내걸고 정권교체라는 어려운 과제를 함께 이룬 동반자적 관계이자 대한민국의 발전과 성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 일심동체라고 생각한다. 저는 원내대표 시절에도 할 말은 다 하면서 직분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정치 욕심이나 사적인 감정에 휘둘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건강한 당-대 관계는 오직 정부의 성공, 대한민국의 성공을 바라는 양측의 건설적 협업관계가 원활히 유지될 때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당정 관계에서 정책 주도권은 당이 쥐어야 한다. 행정부가 쥐는 순간 민심과 멀어진다. 행정부는 변화와 개혁에 소극적이다. 민심에 부합하려면 변화와 개혁에 두려움 없이 나서야 한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이종현

“80만 넘는 당원, 민심과 괴리 크지 않을 것”

일각에서는 윤심(尹心)이 김 의원에게 쏠렸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면서 김기현 체제에선 당-대 관계가 수직적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께서 기적과도 같이 윤 대통령을 당선시켜 주셨는데, 그 대통령이 성공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은 여당의 당연한 책무다. 저와 대통령의 관계는 ‘부부관계’와도 같다. 서로 같은 집에 살면서 동고동락하는 관계다. 다만 언론에서 ‘윤심’이니 ‘친윤’이니 하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저는 국민들의 마음, 즉 ‘민심’을 얻고자 하는 ‘친민(民)’이다. 윤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들과 당원들이 저의 동지들이다. 제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경쟁 후보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당대표 후보들이 내년 총선 격전지가 될 수도권에 출마하자는 ‘수도권 출마론’도 거론한다.

“총선에서 수도권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당대표는 ‘수도권 출마 여부’를 따지는 사람이 아닌 전체 총선 구도에 대응할 전략을 내놓고 힘 있게 추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본선 경쟁력을 갖춘 인물들을 후보로 내놓고 승부를 펼쳐야 한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역구는 대구, 총선 패배를 맞은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에서 출마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즉 당대표가 어디에 출마하느냐는 곁가지일 뿐이다.”

전당대회 룰이 ‘당심 100%’로 변경되고 결선투표제가 도입된 것을 두고 ‘민심과 당심의 괴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당원이 80만 명을 넘었기 때문에 당심과 민심의 괴리는 크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선수의 입장에서는 규칙이 정해지면 따르는 게 맞다. 규칙의 타당성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선수가 할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 전대 룰에 대해 과도한 지적을 하는데, 그만큼 자신이 없다는 것 아니겠나.”

나경원 전 의원 등 경쟁 후보들이 치고 나오는 모습인데. 

“저는 우리 당 소속 의원 모두가 친윤계라고 생각한다.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시는 분들 모두가 훌륭하시다. 그러나 당대표는 김기현이 된다. ‘어대현’, 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이라고 말씀드린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관계 설정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저는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상대방과 싸울 때는 싸우고, 협상으로 필요한 결과를 얻어내야 할 땐 그렇게 했다. 국회는 언제나 협의와 합의의 정신에 입각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렇기에 제가 당대표가 되면 언제나 대화의 문을 열어놓을 것이다. 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앞세워 국민들께서 간절히 원하시는 개혁과제 추진과 민생경제 회복 노력의 발목을 잡지 않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데 여야가 따로 없음을 야당에 설득하고자 한다.”

 

“제가 이재명 킬러…李는 제가 제일 싫을 것”

카운터파트가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대한민국 제1 야당, 그것도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민주당의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안타까운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표 본인이 개인적 리스크와 당의 공적 이슈를 분리하는 스탠스를 취해야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개딸’들에게 정치 주도권을 뺏긴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처신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당대표가 되면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를 비롯한 야당과의 협상에 임하고자 한다. 입장 차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하며 협조를 구하되, 양보할 수 없는 국익에 있어서는 강력히 설득해 나가고자 한다.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이재명을 주저앉힌 ‘이재명 킬러’가 바로 김기현이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제가 제일 싫을 것이다.”

최근 부결된 ‘노웅래 체포동의안’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향후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온다면, 또 민주당이 이를 계속 부결시킨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21대 국회에서 단 한 번도 국회로 넘어온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적이 없었다. 이번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예행연습이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 정황 증거들이 차고 넘침에도 민주당이 귀중한 당력을 동료 의원 감싸기에 낭비했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1월10일 이 대표의 검찰 출석과는 별개로, 향후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이재명 방탄 국회’를 연다면 국민적 지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이 합리적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다른 현안도 살펴보자. 최근 북한의 무인기 도발로 많은 국민이 놀랐다. 정부 대응에 부족함은 없었다고 보나. 

“북한의 드론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과감한 전력 증강을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 시절 도입된 지상작전사령부 위주의 드론 역량이 실전에 전혀 유용하지 않다는 점이 이번에 드러난 만큼, 윤석열 정부는 차제에 우리 군의 드론 작전 역량에 실질적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

향후 당대표가 된다면 북한과의 관계는 어떤 기조로 대응해 나갈 것인가.

“우리 정부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노골적인 위협에 결기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이 5년간 보인 굴종적 대북 저자세는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 정권에 대해 선의를 기대하거나 환상을 품어선 안 된다. 윤석열 정부는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 아래서 힘의 우위에 기반한 대북 억제력을 통해,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결기를 갖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민의힘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유족을 위로하고 향후 비슷한 참사를 막아낼 것인지 복안이 있다면. 

“우선 이번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는 등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해드린다. 이번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관계 수사당국과 여야 정치권은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보여져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국민 전체를 충격에 빠트린 참사 앞에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슬픔과 송구함을 가눌 수 없다.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적 지혜를 모으는 데 국민의힘이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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