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돌이표 ‘이재명 사법 리스크’…野 ‘반전 카드’ 통할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1.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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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개헌‧김건희에 출구전략 방점 찍었지만
조여 오는 檢수사에 ‘사법리스크’ 제자리걸음
‘檢규탄’ 단일대오 속 비명계 ‘분리대응’ 요구 재점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다시 한 번 절정에 다다랐다.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선 지 엿새 만에 대장동‧위례 개발특혜 의혹으로 재차 검찰 소환조사 통보를 받으면서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여부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른 터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설 연휴를 앞두고 사법리스크에 여론이 쏠리는 게 부담스러운 눈치다. 당초 민주당은 이 대표의 첫 조사 이후 본격적인 대여 공세 전열을 갖췄으나, 곧바로 이어진 소환 통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반격 카드는 민생‧개헌 이슈 선점과 김건희 여사 특검 공식화로 요약된다. 이 같은 출구전략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제정 토론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제정 토론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의 ‘탈출구’는 민생‧개헌‧김건희

17일 민주당은 전날 이 대표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한 검찰에 파상공세를 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설 밥상에 윤석열 정권의 치부와 실정이 올라올까 전전긍긍하며 야당 대표 망신 주기를 넘어 악마화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라고 규탄했다. 검찰 출석 여부와 관련해 침묵을 유지하는 이 대표를 대신해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서 강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주당은 검찰을 비판하는 동시에 김건희 여사 특검을 고리로 대여 공세에 열을 올렸다. 당 원내대표단과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진상조사TF’는 이날 대검찰청을 찾아 ‘김건희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김 여사 특검 공식화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민생과 개헌 이슈를 선점했다. 이 대표는 첫 번째 검찰 조사 직후 신년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기본사회 구상 등 로드맵을 제시했고 개헌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특히 이 대표는 직접 당내 기본사회위원회를 발족해 ‘민생 드라이브’에 박차를 걸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피할 수 없는 ‘사법리스크’…野 내홍도 재점화

그러나 여론이 민주당의 움직임에 반응할 지는 미지수다. 검찰의 추가 소환 통보 이후 여론의 초점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의 처지는 한 달 전 이 대표가 성남FC 건으로 소환 통보를 받았을 때와 판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졌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 대표가 소환조사에 응해야 하는지를 두고 벌써부터 당내 이견이 분출하고 있다.

여기에 이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중 하나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압송되면서 위기는 더욱 부각됐다. 향후 성남FC 의혹, 대장동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련 줄수사가 본격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야권 내에서도 “이 대표가 구속되고 기소되기 전까지 사법리스크는 꺼지지 않을 것”이란 자조가 나온다. 친명계 지도부 인사는 “검찰의 ‘답정기소(답은 기소로 정해졌다)’ 기조 하에선 사법리스크 관련 논란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될수록 민주당 내홍은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분리대응’을 주장하는 비명(비이재명)계와 ‘단일대오’를 강조해온 지도부 간 신경전이 곳곳에서 관측됐다. 이날 고민정 최고위원은 “분리대응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분리대응을 막는 첫 장애물”이라고 쏘아붙였고,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민주주의에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 것은 독재로 가자는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다만 공개 비판을 제기하는 비명계 의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169명의 민주당 의원 중 절대 다수의 의원들은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고 관망세를 유지 중이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검찰로부터 오는 27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소환조사를 받으라고 통보받았다. 이 대표는 현재 검찰 출석 여부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장 설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이 대표는 연휴 직후 출석 여부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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