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뇌전증’ 병역 브로커 등 22명 무더기 재판行…의사·운동선수도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1.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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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면탈 혐의 15명과 공범 혐의 6명도 포함
검찰 ⓒ연합뉴스
검찰 ⓒ연합뉴스

일명 ‘가짜 뇌전증’을 진단받는 수법으로 병역면탈을 조장한 혐의를 받는 브로커와 의사, 운동선수 등 병역면탈 혐의자 및 공범 총 2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병무청이 함께 구성한 합동수사팀은 병역브로커 김아무개(38)씨를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앞서 구속기소된 병역 브로커 구아무개(47)씨에 이어 두 번째로 구속기소된 병역 브로커다. 김씨와 함께 의사, 골프선수 등이 포함된 병역면탈 혐의 15명과 병역 의무자의 부모, 지인 등 공범 혐의 6명의 경우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작년 11월까지 병역 의무자 등과 공모해 허위 뇌전증 증상으로 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이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 감면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뇌파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더라도 임상 증상만으로도 진단 받을 수 있는 뇌전증의 진단 방식을 악용했다고 합동수사단은 보고 있다.

그간 김씨는 온라인 병역상담카페를 통해 병역 의무자나 그 가족 등을 모집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이 작성한 시나리오대로 허위 뇌전증 환자로 행세하면 병역을 감면시켜 주겠다고 제안한 뒤 컨설팅비 명목으로 총 2억61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공모 과정에서 ‘뇌전증 5급을 못 받으면 보수를 전액 환불한다’는 내용의 자필 계약서를 통해 병역면탈 의뢰인들의 신뢰를 사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와 공모한 병역 의무자들은 ‘시나리오’에 따른 뇌전증 환자 행세로 의료기관서 허위 진단서 및 약물, 진료기록 등을 받아낸 후 이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 병역 의무자들의 공범으로 기소된 이들의 경우. 병역 브로커와 직접 계약을 맺거나 뇌전증 발작의 목격자 혹은 보호자 행세를 한 혐의를 받는다.

향후 합동수사팀의 수사 행보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수사팀의 수사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만 100명을 넘어서다. 이들 중에는 유명 프로축구 선수, 프로배구 선수, 연예인, 고위 공직자 및 법조인 자녀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구속 기소된 병역 브로커 구씨, 김씨에 대한 여죄 유무를 살피는 한편 수사대상에 오른 이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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