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반대 ‘보복성 인사’ 논란…“총경회의 참석자 좌천”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2.03 13: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좌천성 인사’라는 분석에 경찰 내부 술렁
경찰청, “총경회의 참석자 모른다” 진화
현장 경찰관 점검 나선 윤희근 경찰청장 ⓒ 연합뉴스
현장 경찰관 점검 나선 윤희근 경찰청장 ⓒ 연합뉴스

2일 경찰 총경급 457명의 전기 전보인사가 단행됐다. 그런데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회의'에 참석한 총경들이 주요 보직에서 줄줄이 배제되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반대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내부 게시판인 '폴넷'에는 이번 인사가 총경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보복성 좌천 인사라고 지적하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한 경찰관은 게시글에서 "총경회의 참석자들의 발령을 보니 이번 총경 인사의 기준과 원칙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법대로 인사권한을 행사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찰관도 "이런 인사 발령은 처음 본다. 이건 그냥 물갈이지 정기 인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일선 경찰관들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번 총경급 인사 때 총경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상당수가 소위 '한직'으로 불리는 보직에 발령됐기 때문이다. 

총경회의에 참여했던 황정인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은 경찰수사연수원 교무과 교무계장으로 임명됐다.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 주요한 수사 부서 중 하나로 꼽힌다. 

총경회의 참석은 물론 평소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경찰 개혁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이어왔던 이은애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은 경찰인재원 교육행정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청은 지난달 총경 복수직급제를 도입한 뒤 그동안 경정급 경찰관이 보임됐던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을 갓 승진한 총경급 경찰관에게도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일선 서장까지 지낸 고참급 총경이 대거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이지은 중앙경찰학교 운영지원과장은 최근까지 경정급 직무였던 전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팀장으로 임명됐다. 부산에서도 총경 회의에 참석했던 4명 중 3명이 시도청 112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났다.

특히 지난해 8월 경기 의정부서장으로 발령됐던 이병우 총경이 6개월 만에 충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보임된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이 서장 역시 총경회의 참석자로,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경위급 이하도 6개월 만에 인사이동을 하지 않는데 일선 서장을 맡은 총경을 6개월 만에 다시 발령을 내는 것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반발 조짐이 심상치 않자 경찰청은 이번 인사에서 특정 경찰관을 상대로 보복성 좌천 인사를 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총경회의 참석자가 누군지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총경들에 대한 112치안종합상황실 발령도 총경 복수직급제가 시행되며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