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전기·가스 등 연료물가 32% 올라…25년 만에 최고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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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29.5%, 가스 36.2%, 지역난방비 34%↑
서울 시내 가스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가스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스·난방비 등 연료 물가가 1년 새 30% 넘게 뛰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7% 올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9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는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산출된다. 전기료,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비, 부탄가스 등 주로 가정에서 쓰는 연료들의 물가 동향을 보여준다.

1월 에너지 물가 부담은 1년 새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기료가 1년 전 대비 29.5% 상승했다. 이는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의 최고치다.

도시가스는 36.2% 올라 지난해 10∼12월 상승률과 같았다.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민 연료’ 등유는 1년 전보다 37.7% 상승했다. 지역난방비 상승률은 지난해 10∼12월과 같은 34%였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4·7·10월에 이어서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4·5·7·10월에 올랐다. 정부는 오는 2분기 중 도시가스 요금을 추가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연료물가 폭등은 전체 소비자물가상승을 주도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 올랐다. 3개월 만에 물가 상승폭이 전월보다 확대됐다.

물가 흐름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데는 공공요금 인상 영향이 컸다. 전기·가스·수도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지난해 12월 0.77%에서 지난달 0.94%를 기록하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은 “1월 물가가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된 데는 전기료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향후 체감 물가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의 인상이 예고된 상태여서다. 특히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소상공인 등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의 파급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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