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 된 어린이들…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4000명 육박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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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속 붕괴된 건물에 깔린 사람 많아 구조 난항
USGS “사망자 수 1만 명 달할 확률 47%”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2월6일(현지 시각) 시리아 북부 아자즈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대원이 부상한 아기를 구조해 옮기고 있다. ⓒ 로이터=연합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2월6일(현지 시각) 시리아 북부 아자즈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대원이 부상한 아기를 구조해 옮기고 있다. ⓒ 로이터=연합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사망자가 4000명에 육박한 가운데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희생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현지 시각)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전체 사망자 수는 최소 3823명에 달한다. 부상자는 총 1만8000명을 넘어섰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2379명이 사망했고, 1만4483명이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보건부가 현재까지 파악한 사망자는 711명, 부상자는 1431명이다. 시리아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최소 733명이 사망하고 21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2월6일(현지 시각) 구조대원들이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의 무너진 건물에서 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2월6일(현지 시각) 구조대원들이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의 무너진 건물에서 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

강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악천후와 인력·장비 부족 속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일부 지역에는 눈이나 비까지 내리고 있고, 추가 붕괴 위험이 높아 구조 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두 차례 강진에 이어 80여 차례 여진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몰려나왔지만, 대피할 장소가 마땅치 않고 부상자들을 치료할 의료 시설도 부족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앞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 수를 1000∼1만 명일 확률을 47%로 예측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며 재난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AFP에 "추가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초기 통계보다 8배까지 증가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현재까지 건물 최소 5606채가 무너졌고, 잔해 속에서 총 7800여 명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당국에 따르면 총 10개 지역에 구조대원 1만여 명이 파견됐지만, 일부 지역은 아직 이렇다 할 구조 작업을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월6일(현지 시각) 지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크르의 한 건물에서 사람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 AFP=연합
2월6일(현지 시각) 지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크르의 한 건물에서 사람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 AFP=연합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은 6일 새벽과 오후에 걸쳐 2차례 발생했고 여진이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급격히 늘었다. 

USGS에 따르면, 6일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한 뒤 오후 1시24분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 지진이 뒤따랐다. 이후 80여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지진은 튀르키예 동남부뿐만 아니라 중부 수도 앙카라, 멀게는 이집트 카이로까지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규모 7.8 지진의 위력은 TNT 500Mt(메가톤)에 해당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32개와 맞먹는 엄청난 규모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가 공개한 현상 영상에 따르면, 진앙인 가지안테프에서 동쪽으로 약 140㎞ 떨어진 샤르우르파 주(州) 할릴리예 지역에 위치한 한 7층 높이 건물이 종잇장처럼 힘없이 구겨지며 주저앉았다. 건물이 형체 없이 무너지는 데는 단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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