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수사’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 이재명과 인연에 주목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2.13 14: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본시장법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체육·법조·정치에 화려한 인맥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등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최근 시작됐다. ⓒ연합뉴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등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최근 시작됐다. ⓒ연합뉴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앞서 시사저널은 그의 기업사냥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제1608호 ‘[단독] 김용빈 한국홀딩스 회장 검찰 수사에 드리운 기업사냥꾼의 그림자’ 참조). 업계에서는 이번 수사와 관련해 김 회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이의 관계를 주목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최근 서울 중구 티타워 내 대우조선해양건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콜센터 운영대행업체인 한국코퍼레이션(현 엠피씨플러스) 경영 과정에서 불거진 김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의혹을 수사해왔다.

김 회장이 2017년 3월 한국코퍼레이션을 인수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코퍼레이션은 1991년 설립된 국내 1세대 고객관리(CRM) 서비스 업체다. 콜센터 아웃소싱 및 AI 기반 비대면 솔루션 개발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2005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김 회장은 인수대금 190억원 대부분을 제2금융권을 통해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보유하던 코스닥 상장사 이디(현 코너스톤네트웍스)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후 김 회장은 한국코퍼레이션의 이디 지분을 고가에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저축은행 차입금을 변제했다.

인수한 기업의 자금으로 해당 기업을 인수한 셈이다. 이를 두고 무자본 M&A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비슷한 행태가 이어졌다. 한국코퍼레이션은 한국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데 동원됐고, 한국테크놀로지는 다시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에 활용됐다.

인수에 자금이 동원된 기업들은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에 한국코퍼레이션은 2018년 말 자본잠식 해소를 명목으로 자금 모집을 시작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289억원)와 CB 발행(130억원)을 통해 419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자금은 자본잠식 해소에 사용되지 않고 페이퍼컴퍼니로 흘러갔다. 검찰은 김 회장이 이 자금을 자신의 차입금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코퍼레이션은 2020년 3월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김 회장은 주식거래 정지 직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보유 주식을 처분, 손실을 회피한 혐의도 받는다. 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달 9일 최대주주가 엘림투자조합으로 변경됐다.

김 회장은 체육계·정치권·법조계 상당한 인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부단장을 맡았다. 이후 2020년 대한컬링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선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체육계를 통해 법조계와 정치권까지 인맥을 확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연결고리가 있다. 한국코퍼레이션 대표이사와 대한카누연맹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아무개씨는 지난 대선 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본부’ 회장을 맡은 바 있다.

김씨와 이 대표의 인연은 사모펀드 HYK파트너스가 김씨를 한진그룹 물류 계열사인 한진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한진 2대 주주(9.79%)인 HYK파트너스는 앞서 이 대표의 장남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