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천하람에 황교안까지…3중 포위된 김기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2.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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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통령 탄핵’까지…진흙탕 싸움 된 與 전대
김기현 ‘탄핵 우려’ 후폭풍에 安‧千 집중포화
국민의힘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자리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자리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탄핵 우려’ 발언에 대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유력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와 ‘반윤(반윤석열)’ 전선 선봉장에 선 천하람 후보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는 분위기다. 한 때 연대 가능성이 거론됐던 황교안 후보도 김 후보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안철수 후보는 13일 제주4.3평화공원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탄핵 발언은 연대‧통합‧탕평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배치된다. 한 사람의 입에서 모순되는 두 가지 발언이 나온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당을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대통령 탄핵이라면 그에 따른 법적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법적 탄핵 사유가 없지 않나. 국민을 오해하게 한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을 자꾸 전당대회에서 끄집어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 캠프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지금 전당대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우리보고 윤심(尹心) 팔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 윤심을 최초로 팔기 시작한 것도 김 후보 쪽이다. 그런데도 안 후보만 억압하는 모습만 보이는 것은 굉장히 옳지 않다”고 반발했다.

천하람 후보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후보의 ‘탄핵 우려’ 발언과 관련해 “당원들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천 후보는 “한동훈‧오세훈 같은 유력 대선 후보가 있기에 권력의 추가 당 대표에게 기울어질 가능성은 적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당원들이 공감하기도 어려운 대통령 탄핵을 얘기하는 건 결국 당원들에게 ‘나를 안 찍으면 당과 대통령이 굉장히 어지러워질 것’이라고 하는 얕은 수의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후보는 전날 SNS를 통해 “김 후보는 늘 다른 누군가에게 기대어 정치를 하고 있다. 김 후보가 만일 당 대표가 된다면 윤석열 정부에 균형을 잡는 역할은 전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도 “1등을 하기 위해 누구에게 기대서 당 대표가 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며 김 후보와 연대 가능성을 차단했다.

다만 황 후보는 김 후보의 ‘탄핵 우려’ 발언과 관련해선 “안 후보의 가치관이 분명치 않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안 후보가 우리 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그동안 민주당에 있었고 만든 정당마다 다 깨졌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큰 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수세에 몰린 김 후보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뒷수습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재 권력과 새로 나타난 미래 권력이 당내에서 충돌했을 때 과거에 당내 불협화음이 생겼고 이 때문에 우리 당내에 분란이 생겨서 생각하기도 싫었던 탄핵이라는 아픈 과거가 있었다”라면서 “다시는 그런 과거를 우리가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한 건데 그걸 마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우려된다는 식으로 곡해를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비판의 화살을 안 후보로 돌려 “당 대표가 되겠다는 분들이 없는 말을 하고 왜곡·곡해하면서 당내에서 흠집 내는 모습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도 제가 (예비경선) 1등이라고 나와 있으니 아마 (안 후보가) 마음이 다급한가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내부 분란을 덜 일으키는 쪽으로 선거 전략을 하면 더 보기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1일 경기 용인시 강남대에서 열린 경기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당 대표로 곤란하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히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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