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당심’에…몸값 오른 윤상현‧조경태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2.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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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前 1~3% 내외 지지율 확보…“인천‧부산 기반 표심”
김기현‧안철수 측 ‘러브콜’…연대 성공 시 ‘대세론’ 기대도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국민의힘 차기 당권 구도가 ‘4파전’으로 좁혀졌다. 당초 여권 내에선 ‘어대김’(어차피 대표는 김기현) 전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당내 ‘반(反)윤핵관’ 세력이 결집하면서 판세 예측이 어려워졌다.

이에 각 캠프마다 우군(友軍)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당장 이들과 경쟁했던 윤상현‧조경태 의원의 지지를 얻기 위한 막후 경쟁이 시작됐다. 각 후보들이 확보했던 1~3%내외의 당심이 당권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돌풍’ 실패…조연 머문 윤상현‧조경태

윤상현‧조경태 의원은 3‧8 전당대회의 ‘조연’에 가까웠다. 전당대회가 ‘친윤 대(對) 반윤’ 구도로 치러지면서다.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와 대항마로 부상한 안철수 후보, 여기에 친이준석계의 대표 주자로 나선 천하람 후보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결국 윤상현‧조경태 의원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하지 못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컷오프 결과가 본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컷오프 전까지 공개된 여론조사를 참조하면 윤상현‧조경태 의원은 각각 2% 내외의 지지율을 확보했던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 최종 1100명을 설문, 8일 공개한 정기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포인트·유선 10% 무선 90% 전화RDD ARS방식·응답률 2.9%·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402명·오차범위 ±4.9%포인트) 대상 5차 당대표 지지도 다자대결에서 조경태 의원은 2.3%, 윤상현 의원은 2.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날 공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쿠키뉴스 의뢰·4~6일 국민의힘 지지층 527명 대상·유선 전화면접 10%·무선 ARS 90% 병행 방식·응답률은 3.5%·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상현 의원의 지지율은 3.2%, 조경태 의원의 지지율은 1.5%였다.

 

연대냐 중립이냐…캠프 내 의견 분분

컷오프를 통과한 각 후보들은 윤상현‧조경태 캠프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에 기반을 둔 윤상현, 부산에 기반을 둔 조경태 의원의 지역 표심을 흡수하기 위해서다. 다만 아직 지지 의사를 굳힌 의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선 가능성, 지역 민심 등을 살피며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윤상현 캠프 측 관계자는 “‘수도권 연대’라면 안철수 후보의 손을 잡는 게 맞지만 캠프 내에서는 오랜 동지(국민의당 출신이 아닌) 김기현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귀띔했다. 조경태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이 (연대나 지지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도, 관련 계획도 나온 게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조경태‧윤상현 의원과의 연대가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들이 비윤과 친윤계 모두를 비판했던 ‘옅은 계파색’의 후보였기에, 지지층의 표심도 다른 후보에게 갑자기 쏠리지 않을 것이란 해석에서다. 다만 이들의 지지를 얻는 후보는 ‘확장성’과 ‘대세론’을 내세울 명분을 얻게 될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상현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전국구 의원’이라고 보긴 어렵다. 지역적인 특색이 강했기에 이들 지지층의 표심도 친윤이나 비윤 중 한 곳으로 쏠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럼에도 각 캠프가 이들과의 연대를 시도하는 건 ‘대세론’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지지층은 더 많은 연대에 성공하는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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