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격추 공포에 장갑열차 타고 이동”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1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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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 ‘푸틴 전용’ 비밀 철로·역 건설
위치추적 등 우려에 비행기 대신 이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에서 열린 전승 8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변을 우려해 자국 내에서도 항공기 대신 특수 제작한 장갑열차를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온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 ‘도시에르 센터’는 전날 푸틴 대통령 개인을 위한 비밀 철로와 역들이 건설됐다고 전했다.

국외 망명 중인 러시아 석유재벌 출신 야권 활동가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가 운영하는 이 매체는 푸틴이 타고 다니는 장갑열차 제작에 1350만 달러(약 173억원)가 들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열차의 명목상 소유주는 푸틴 대통령의 자금책으로 알려진 유리 코발추크가 운영하는 역외기업이라고 도시에르 센터는 전했다.

이 열차는 위장을 위해 일반열차와 동일하게 붉은색과 회색으로 도색됐지만, 중량이 무거워 더 많은 차축이 달렸고 기관차도 통상보다 출력이 강한 모델이 사용된다고 한다. 내부에는 서재와 침실 등이 있고 정교한 통신장비를 실은 별도의 객차가 따라붙는다. 도시에르 센터는 이 열차가 러시아 각지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호화 저택을 오가는 데 주로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위치를 추적당하거나 격추될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에 상대적으로 느린 이동 수단인 장갑열차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크렘린궁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전쟁 발발 직후인 작년 2월과 3월 사이를 시작으로 그(푸틴)는 (장갑)열차를 매우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했으며, 특히 발다이에 있는 거주지에 가는데 많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이에 있는 발다이 호숫가에는 푸틴 대통령의 호화 저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엑트’도 푸틴 대통령의 저택 주변을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푸틴 대통령을 위한 비밀 철로와 역이 지어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는 이 역들은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별장과 모스크바 교외 노바오고료보 관저, 발다이 저택 주변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발다이 저택 인근 역은 삼엄한 경계가 이뤄지고 있으며 헬리콥터 이착륙장도 갖춰진 것으로 파악됐다.

푸틴 대통령의 장갑열차는 평시에는 모스크바 중심부 칼란체프스카야 철도역내 통제구역에 보관되며 이곳에는 주요인사(VIP)들을 위한 특별 터미널이 있다고 프로엑트는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자국 내 이동 시 개인용 열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김씨 일가만을 위한 역이 따로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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