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3·8 전당대회, ‘윤석열 정부 운명’ 결정한다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0 10:05
  • 호수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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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이 쥐락펴락하는 전대…尹 강점·약점 다 드러내
비전·민생·민심 실종…‘대통령 탄핵’ 운운 진흙탕 싸움

집권여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경선(컷오프)을 마치고 본선에 돌입한 전대는 13일 제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국민의힘은 3월2일 서울·인천·경기까지 7차례 권역별 합동 연설회와 총 4차례의 당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 등을 거친 후 나흘간(4~7일) 당원 투표를 실시해 8일 전대에서 임기 2년의 새 당대표를 뽑는다. 만약 이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결선투표를 한다. 10~11일 양일간 투표를 거쳐 12일 당선자를 최종 확정한다.

이번 전대는 여권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정치 이벤트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2인3각’ 새 파트너로 누가 뽑히는지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은 ‘찰떡호흡’ 속 탄력을 받을 수도, 거꾸로 ‘불협화음’ 끝에 내내 표류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새 당대표는 내년 4월 총선의 지휘봉을 쥔다. 다음 총선 성적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운명은 도약할지, 추락할지가 결정된다. 차기 총선 이후에도 지금의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된다면, 윤 대통령이 우려하는 ‘식물 대통령’은 그저 말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황교안 안철수 천하람 김기현(왼쪽부터) ⓒ국회사진취재단

이 모든 게 차기 당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전대를 둘러싼 분위기는 치열한 경쟁을 넘어 피 튀기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내달려 가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는 윤 대통령이 있다. 예비경선 때부터 전대를 휘저었던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논란은 본선에서도 가장 강력한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당무개입’ 논란을 넘어 ‘윤심 줄 세우기’와 ‘비윤(非윤석열) 찍어내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당정일체론’과 ‘명예 당대표’라는 새 논리로 숱한 갈등을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이번 전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윤 대통령을 보면, 윤 대통령의 스타일(리스크를 감수하는 승부사적 기질)은 물론 강점(확고한 신념과 추진력)과 약점(허약한 당내 기반과 뺄셈 정치) 모두가 잘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전대가 윤심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면서 정작 국민들이 기대하는 정책 비전과 가치 논쟁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들리는 경제의 해법은 무엇인지, 거대 야당과의 공조 속에 어떻게 연금·노동·교육 부문의 3대 개혁은 이뤄낼 것인지 등에 대한 토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유력 주자들은 ‘자신이 당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보다는 ‘상대방이 대표가 돼서는 안 되는 이유’에 온통 목을 매고 있다. 급기야는 ‘대통령 탈당·탄핵’ 등의 발언이 유력 후보의 입에서 나오면서 국민의힘 당원들은 물론 국민들의 눈살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제 곧 선택의 시간이다. 국민의힘 84만 명 당원들의 선택에 따라 집권여당의 운명은 물론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갈리게 된다. 그래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누가 ‘우리 편인가’라는 잣대보다는 어느 후보가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 구조개혁 등에 적임자인지를 냉정하게 골라야 할 때다. 시사저널이 당대표 후보들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소 등을 입체적으로 살펴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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