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시절 생각난다”…‘김기현 맹공격’에 재평가되는 황교안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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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TV토론회서 안철수‧천하람‧황교안에 3중 포위된 김기현
김기현 ‘KTX시세차익’ 의혹 두고선 고성까지…“정치생명 걸어라” 설전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후보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후보 ⓒ 국회사진기자단

“저희 측에서 현장에 가봤습니다. 직접 가봤습니다!” (황교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그 정도의 판단 능력이니까 3년 전 총선에서 참패를 한 것 아닙니까!”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20일 저녁 TV토론회에서 서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진검 승부를 펼쳤다. 특히 여론조사 상 1위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당 대표 후보를 향한 집중 공격이 이뤄졌다. 한 때 연대 가능성이 거론됐던 황교안 후보가 ‘김기현 때리기’의 선봉장에 선 모습이다.

전날 서울시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시세차익’ 의혹을 두고 치열한 난타전을 펼쳤다.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한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울산의 이재명’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며 포문을 연 것은 천하람 후보였지만, 김 후보를 가장 강하게 몰아붙인 것은 황 후보였다.

황 후보는 지난 15일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김 후보의 ‘KTX 시세차익’ 의혹을 가장 먼저 꺼낸 후보이기도 하다. 황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도 “KTX 역세권 연결 도로는 땅 투기 문제가 아니라 전형적인 권력형 토건 비리”라며 “도로 방향을 바꿈으로써 맹지였던 김 후보의 땅, 그것도 3만5000평이 KTX역 앞 대로변에 금싸라기 땅으로 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황 후보는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금이라도 용기 있게 후보 사퇴하시길 바란다”고 했고, “저희 측에서 현장에 가봤다. 직접 가봤다”라고 크게 소리쳤다.

안철수 후보도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다. 이걸 건드리면 안 된다. 그러면 내년 총선에서 지게 된다”며 공격에 가세했다. 안 후보는 “그냥 해명하고 끝나면 되는 문제다. 중도나 2030의 마음을 얻으려면 부동산 문제에서만큼은 깨끗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그 땅은 개발이 안 되는 땅”이라며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특히 황 후보를 향해선 “법무부장관하시고 국무총리하시고 당 대표까지 하셨던 분이 그렇게 계속해서 흑색선전, 네거티브하고 가짜뉴스에 올라타시면 어떻게 당을 이끌겠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많이 급하신 모양인데 그렇게 생떼를 써서 표가 갈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착각”이라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와 황 후보는 서로의 발언을 끊거나 고성을 주고받는 등 감정이 격화한 모습을 보였다.

‘KTX 시세차익’ 의혹을 기점으로 틀어진 김 후보와 황 후보의 사이는 ‘갈라설 대로 갈라선’ 상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TV토론회 분위기를 전한 천 후보는 “두 분은 토론 끝나고 사석에서도 냉랭하더라. 김 후보 측에선 황 후보가 왜 (공격을) 하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첫 번째 토론회부터 이번 토론회까지 황 후보의 태도를 두고선 ‘신스틸러’란 평가가 나온다. 당초 황 후보는 김 후보와 강성 보수 지지층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두 사람 간 연대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본선 레이스의 막이 오른 뒤로 김 후보를 향한 맹공을 펼치고 있어서다.

당권주자들은 이날 대전 합동연설회에서 진검 승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전대학교 맥센터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는 제주(13일), 부산‧울산‧경남(14일), 광주‧전북‧전남(16일)에 이은 네 번째 합동연설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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