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따리상들이 홍콩에 몰려드는 이유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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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약품 등 밀수해 중국에 되팔아…홍콩 당국 “단속 강화”
중국, 홍콩, 마카오가 3년 만에 제한 없는 인적 왕래를 전면 재개한 6일 여행객들이 중국과 홍콩을 연결하는 로우 검문소를 이용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중국, 홍콩, 마카오가 3년 만에 제한 없는 인적 왕래를 전면 재개한 6일 여행객들이 중국과 홍콩을 연결하는 로우 검문소를 이용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홍콩 내 중국 보따리상들이 기승을 부리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중국과 홍콩 간 제약 없는 왕래가 재개되면서다. 중국 보따리상들이 밀수조직과도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일자 홍콩 당국이 단속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현지 시각) 중국과 홍콩 간 왕래에서 제약이 사라진 지난 6일부터 중국 본토와 인접한 홍콩 성수이 지역을 중심으로 보따리상들이 다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다니며 홍콩에서 화장품, 약품, 와인, 건어물 등을 사 담고는 로우, 록마차우 등 육로 검문소를 통해 중국 본토로 가져간다. 홍콩 제품을 면세로 사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되팔고 이윤을 남기는 것이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홍콩에서는 이러한 중국 보따리상들의 활동이 활발했다.

홍콩에서 반중 정서가 고조된 2019년과 2020년에는 이들을 단속하라고 요구하는 홍콩 주민들의 시위가 여러 차례 열리기도 했다. 당시 시위대는 보따리상이 ‘싹쓸이 쇼핑’을 하면서 상점 임대료와 물가가 오르고 생활수준이 나빠지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팬데믹으로 중국과의 왕래가 막히면서 사라졌던 보따리상이 국경 재개방과 함께 바로 다시 홍콩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거리에서 여행 트렁크를 끌고 다니는 이들이 등장했고 트렁크나 상자에 물건을 담거나 정리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홍콩으로 넘어오는 보따리상뿐 아니라 홍콩에서 물건을 중국의 선전 지역으로 배달하는 이들도 성수이 지역에 몰려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 현재 접경지역 검문소를 통해 중국으로 물건을 단순 배달하는 이들은 대부분 현지 주민들로 1회 배달에 많게는 100홍콩달러(약 1만6000원)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으로의 1회 왕복에 1시간도 안 걸린다며 “이들 배달꾼은 하루에 두세 차례 왕복을 통해 수백 홍콩달러를 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홍콩 세관 당국이 다시 출현한 보따리상을 단속하기 위해 오는 22일 중국 광둥성 세관 당국과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그러한 불법 활동을 단속하고 초기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전략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따리상들 뒤에 밀수 조직이 있는지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세관 당국은 주요 지역 순찰을 늘리고 다른 법 집행 기관과 합동 단속을 펼칠 예정이라며 주요 지역에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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