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후보, 4가지 경우의 수…‘연대’에 달린 與전대 명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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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득표 노린 ‘김황연대’ vs 결선투표 염두 ‘안천연대’
후보들 “연대 없다” 선 긋지만 ‘전략적 제휴’ 열어둬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절반을 지났다. 4명의 당 대표 후보들은 남은 2주의 시간 동안 치열한 혈투를 예고했다. 셈법은 복잡하다. 지금으로선 4명 후보가 각자 레이스를 완주할 가능성이 크지만, 후보 간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어떤 연대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특정 후보의 과반 득표 가능성이나 결선 투표 향배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명의 후보 앞에 놓인 경우의 수는 4가지다.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시나리오는 ‘김황(김기현-황교안) 연대’와 ‘안천(안철수-천하람) 연대’다. 두 연대가 모두 이뤄지지 않거나, 하나의 연대만 이뤄질 수도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 전당대회 판도는 어떻게 출렁이게 될까.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변수로 황교안(왼쪽부터)-김기현 후보와 안철수-천하람 후보 간 연대가 거론된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참석하는 후보들의 모습 ⓒ 시사저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변수로 황교안(왼쪽부터)-김기현 후보와 안철수-천하람 후보 간 연대가 거론된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참석하는 후보들의 모습 ⓒ 시사저널

시나리오1. 김기현-황교안 vs 안철수-천하람

‘김황연대’와 ‘안천연대’가 거론되는 이유는 각 후보들이 서로 지지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황교안 후보는 전통적 보수층을, 안철수-천하람 후보는 개혁 보수층을 유세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결선 투표가 처음으로 도입된 만큼, 각 지지층의 결집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적 연대를 고려하는 것이다.

‘김황연대’와 ‘안천연대’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양자 대결로 좁혀지고, 사실상 결선투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여론조사 흐름대로라면 유리한 편은 ‘김황연대’에 가깝다. 김기현-안철수 후보 간 양자 대결을 가정했을 때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진 상태여서다. 2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21~22일, 국민의힘 지지층 413명 대상), 김 후보는 양자 대결에서 50.1%를 얻어 안 후보(37.6%)를 12.5%포인트차 앞섰다.

ⓒ 리얼미터 제공
ⓒ 리얼미터 제공

시나리오2. 김기현 vs 황교안 vs 안철수-천하람

다만 ‘김황연대’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황 후보가 레이스 내내 ‘김기현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어, 두 후보의 사이가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서다. 김 후보를 둘러싼 울산 KTX 땅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도 황 후보다. 황 후보의 지지층은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강성 보수층인데, 이들 사이에선 김 후보에 대한 비토 기류가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김황연대’가 물 건너가고 ‘안천연대’가 이뤄질 경우 판도는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앞선 리얼미터 4자 조사에서 후보별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안 후보(22.6%)와 천 후보(15.6%) 지지율 합이 김 후보(44.0%)와 비등한 수준이다. 반윤(반윤석열)계 표심이 천 후보나 안 후보 중 한 명으로 쏠리게 되면 일단 김 후보의 과반 득표는 저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남은 레이스 동안 반윤 표심이 결집한다면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안철수·황교안·천하람·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황교안·천하람·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나리오3. 김기현-황교안 vs 안철수 vs 천하람

반대로 ‘김황연대’가 이뤄지고 ‘안천연대’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황 후보가 ‘몸값 띄우기’ 전략으로 김 후보를 집중 공격한 것이라면 전당대회 레이스 막판 단일화 협상에 임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서다. 김 후보 측은 반윤 표심이 분산될 경우 과반 득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나리오4. 김기현 vs 황교안 vs 안철수 vs 천하람

일단 후보들은 연대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황 후보 측은 시사저널에 “연대는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천 후보도 전날 한 라디오에서 “천-안이든 안-천이든 연대는 없다”고 말했다. 사안에 따른 ‘전략적 제휴’는 이뤄질 수 있으나, 네 명의 후보 모두 ‘레이스 완주’ 의지를 다진 상태다.

결국 관건은 결선투표 여부가 될 전망이다.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3~4위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은 투표를 포기하거나 1~2위 양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때문에 후보 간 ‘연대 선언’이 최종 표심을 가를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네 후보 모두 “연대는 없다”면서도 ‘느슨한 연대’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라, 결선투표가 가시화할 경우 후보 간 이합집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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