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규 “김기현 체제로는 총선 필패…최악은 안철수 당선”
  • 박성의·변문우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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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신인규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대표
“金은 尹과의 친분 자랑만, 安은 예측불가 리더십”
“최고위원 親尹이 채우면 千 당선돼도 개혁 위기”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4인 중 1명이 국민의힘 당권을 쥐게 된다. 당장의 판세는 김기현 후보가 유리해 보인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후보로 부상한 뒤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위를 보이는 모양새다. 다만 인지도를 앞세운 안철수 후보, ‘반윤핵관’을 외치는 천하람 후보, 일명 ‘태극기 보수’ 지지를 업은 황교안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3일 국회에서 만난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대표는 “천하람이라는 개혁진영 후보가 변수로 등장하면서 (전당대회가) 볼만해 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친윤‧윤심이 전당대회를 덮어버렸다”며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게 당 주류의 실력이라면, ‘김기현 지도부’로는 총선에서 ‘폭망’(폭상 망하다)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이어 “안철수 대표의 예측불가, 정체불명의 리더십이 (김 후보보다) 더 최악”이라며 “당권주자 중 중도‧젊은 유권자에 소구력 있는 후보는 천하람 후보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천하람 후보가 당대표로 당선되더라도 (친윤계) 최고위원들이 (당선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또 주장한다면 지도체제가 불안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022년 8월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법률사무소 청직에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대표 신인규 변호사가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2022년 8월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법률사무소 청직에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대표 신인규 변호사가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3‧8 전당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관전평은?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 순리대로 당권 교체가 이뤄진 게 아니다. 지방선거 승리 후 당내 주류세력들이 기반이 없던 ‘이준석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조직적 움직임을 보였다. 그 결과 이번 전당대회가 열린 것이다. 여기에 룰(rule‧규칙)도 (당심 100%로) 변경됐다. 특정 후보를 막고 싶었던 것 같은데, 천하람이라는 개혁진영의 의외의 변수가 나타나면서 볼만해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실망스럽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실망스럽다는 건가?

“수권여당으로서 국민들에게 비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연설물을 보면 다 싸우는 얘기밖에 없다. ‘내가 잘 싸운다. 전방에서 싸우겠다’ 이게 전부다. 정치를 싸움으로만 인식하는 이런 여당에 어떤 국민들이 희망을 갖겠나. 그래서 박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당대표 모습은 무엇인가?

“과거 주호영 원내대표가 ‘MZ‧수도권 대표론’을 얘기해 당이 혼란스러워졌던 적이 있다. 그 말씀은 원론적으로 흠잡을 게 없다. 당대표가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데, 승리하려면 ‘중도층‧젊은 유권자‧수도권 유권자’에 소구해야 한다. 그간 국민의힘이 얻지 못한 표를 확장시켜 얻어야 이긴다. 물론 주 원내대표도 이 전 대표를 징계하고 쫓아냈기에 ‘MZ‧수도권 대표론’을 말하기 전 사과부터 했어야 한다.”

이상적인 당대표상에 가장 근접한 후보는 누구인가?

“김기현‧안철수‧황교안 후보는 확장성이 없다. 황 후보는 오히려 (지지층을) 축소할 것이고, 안 후보는 ‘확장호소형’ 정치인이다. 소구력이 없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당에 개입하는 걸 비판하는데, 김 후보는 ‘윤심 일체’만 주장한다. 그래서 당권주자 중에선 (중도층에 소구력 있는 후보가) 천하람 후보 밖에 안 보인다.”

천하람 후보는 ‘언더독’(열세 후보)이다. 기회가 있을까?

“천하람은 정치인으로서 정말 뛰어나다. 차후 보수의 더 큰 역할까지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천하람이 지금 당대표에 나오는 것이 맞느냐’ 물으면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면도 있다. 당대표를 하려면 당에 대한 확고한 개혁 의지, 국민들이 인정하는 수준의 권위가 있어야 한다. 청년 정치인이라 불렸던 이준석 전 대표도 10년 정도 정치 경력을 쌓았다. 그런 면에서 분명 천 후보의 속도는 다소 빠르다. 다만 천 후보는 본인 의지가 아니라 상황적으로 빨리 뛰게 된 것이다.”

그 ‘상황’이라면 나경원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일까?

“맞다. 그 변수로 천하람 후보가 출마하게 된 셈이다.”

나경원‧유승민, 두 사람이 출마했다면 전당대회 판세가 바뀌었을까?

“유승민 전 의원이 나왔다해도 100% 당선된다고 생각 못 한다. 집권 1년차면 (친윤계인) 김기현 후보가 되는 판이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너무 노골적으로 ‘윤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원 방식이 너무 서투르고 잘못됐다. 그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은 출마를 봉쇄당한 셈이다. 룰을 변경해 피선거권까지 박탈시킨 것은 정부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 저출산정책 이견을 말했다고 해임까지 시킨 것 아닌가. 물론 다른 내막이 있을 수 있지만 외견상으로는 대통령실이 포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면이 윤석열 정부의 편협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나 전 의원의 경우 ‘제2 유승민’이라며 비판받기도 했다.

“우선 유 전 의원이 계속 ‘집단 린치’ 당하는 게 안타깝다. 정부에 쓴소리를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찬성했다는 게 그 이유라면, (탄핵에 찬성했던) 장제원 의원은 무엇인가. 이러면 의원들이 소신 있는 입장을 밝히기 어려워진다. 행여 ‘반윤’으로 몰릴까봐 겁이 날 것이다. 나 전 의원이 출마했어도 개혁진영의 표를 100% 얻었으리라 판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출마가) 막혔다. 한국정치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이런 식이면 정치하기 쉽지 않다.”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국바세) 대표 신인규 변호사가 2022년 8월17일 오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와 기자들에게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국바세) 대표 신인규 변호사가 2022년 8월17일 오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와 기자들에게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바세’는 김 후보를 비판하지만,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선두에 선 모습이다. 이 ‘당심’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나?

“일단 지금의 여론조사가 전당대회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천하람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당원들이 비정상이냐, 이렇게 해석할 수는 없다. 다만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총선에서 희망은 없다고 본다. 밤에 치킨 먹고 자면 살찌고, 공부 안 하면 시험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다. 정치를 요행에 기댈 수 없다. 명약관화(의심할 여지 없이 뻔하다)다.”

김기현 지도부가 들어선다면 개혁세력의 플랜B가 있을까?

“당내투쟁인데, 방법이 많지는 않다. 왜냐면 어떻게 공천할지 뻔히 예상된다. 제 지론은 길이 아니면 가지 않고,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드는 것이다. 그게 정치다. 당무개입이 가속화된다면 반발에너지는 더 커질 것이다. 그 에너지는 ‘뭔가 일’을 할 것이다.”

‘일’이란 것이 탈당‧창당을 말하는 것인가.

“신당 창당은 쉽지 않을 것이다. 조직이나 세가 있어야 하고, 돈도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천하람 후보가 떨어지더라도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떨어진다면 당안에서의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그러면 신당 창당 의지는 떨어질 것이다. 반대로 적은 표를 얻고 (천 후보가) 떨어진다면 그 ‘지지율 덩어리’는 신당 창당하기에는 너무 작다는 의미다. 신당 창당이란 경우의 수는 오히려 천하람 후보가 당선됐을 때 발생할 것이다. 저분들(김 후보 측)이 불복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분들에 대한 기대가 없다.”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면 판세 어떻게 예측하나?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에 대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당원이 60%라고 생각한다. 다만 결선이 ‘김기현vs안철수’라면 ‘안풍’은 불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김기현vs천하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러면 천 후보는 대선주자(안 후보)를 꺾고 결선에 오르는 것이고, 이건 기적에 가깝다. ‘천풍’이 불 수 있고, 그것은 당무개입에 대한 엄청난 반발을 보여주는 셈이다.”

황교안 후보가 변수라는 분석도 있는데.

“글쎄, 부정선거 얘기 앞으로도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안철수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안철수 지도부로는 (당이) 더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김기현 후보가 당선되면 그나마 ‘당-대통령실 갈등’ 가능성은 적을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개혁도, 구태도, 새정치도 아닌 정체불명의 리더십이다. 안 후보의 예측불가한 리더십이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윤핵관’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이 전 대표처럼) 강제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천하람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최고위가 친윤계로 채워지면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을까.

“그렇다. 지금 체제로는 천하람이든 안철수든 지도체제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다 살아 들어가 변화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쉽지 않은 시나리오 아닐까.

“물론 4명의 후보가 지도부에 다 들어가는 건 쉽지 않다. 차선은 3명이 당선되는 것이다. 그러면 당 지도부를 지킬 수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2명 동시 당선은 가능하다고 본다.”

김 후보를 둘러싼 ‘울산 땅 투기 의혹’이 논란인데.

“분명 해명이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정치적으로 충분히 공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땅 문제로 도배되고 있다. 비전이 없는 수준 낮은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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