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D-day…관전 포인트 ‘셋’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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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이탈 표 규모 ②이재명 사퇴론 ③한동훈의 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명운을 결정할 체포동의안 표결의 날이 밝았다. 사상 초유의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은 27일 오후 2시30분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정치권의 대체적 전망은 ‘부결’ 가능성에 쏠리지만, 찬반 표 차이에 따라 정국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표결의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있다. ⓒ 연합뉴스

부결은 부결인데…161표 이하냐 170표 이상이냐

이날 투표는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299명 재적 의원 전부가 표결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일찌감치 체포동의안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 의석수를 제외하고 민주당(169석)에서 28석의 이탈 표가 나올 경우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

현재로선 민주당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이탈 표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는 데 총의를 모았다. 당론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견은 없었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자당 의석 수 전체와 친야 성향 무소속 의원 수를 합쳐 최소 170석 이상의 반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준은 지난해 12월28일 이뤄진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반대표는 161석, 찬성표는 101석이었다. 단순 추산하면 민주당에서 8석의 이탈 표가 나온 셈이다. 노 의원 사례보다 이탈 표가 많이 나올 경우, 이 대표 리더십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표결 뒤 ‘이재명 사퇴론’ 고개 드나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의 속내는 복잡한 분위기다. 이번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제외하고도 수사선상에 오른 이 대표의 혐의가 줄줄이 남아있는 만큼, 체포동의안 정국이 여러 차례 반복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때문에 관건은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비명계 일각에선 표결 이후 이 대표에게 ‘사퇴 결단’을 촉구할 움직임이 감지된다. 비명계이자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훈 의원은 지난 의총에서 “부결 이후 이 대표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번엔 부결을 시키되 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하잔 그룹도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 대표는 당 안팎의 사퇴 요구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지사 때 2년 동안 재판에 시달렸지만 그사이 경기도정은 꼴찌 평가에서 1등 평가로 완전히 바뀌었다” “단일한 생각만 하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며 사퇴 생각이 없다는 점을 에둘러 말했다. 때문에 이 대표의 거취를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월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요청 이유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요청 이유설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다시 주목받을 한동훈의 입

이날 표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이날 본회의에 출석해 표결에 앞서 체포동의 가결의 필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현재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벌써부터 ‘차기 총선 후보군’에 한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표결을 기점으로 한 장관이 여권에서 ‘이재명의 맞수’로 등극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 장관은 지난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되어 있다”고 말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에도 한 장관이 이 대표를 겨냥한 구체적 증거, 새로운 정황 등을 ‘깜짝 발표’ 할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심리 없이 기각된다.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 신도시 사업을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하게 설계해 결과적으로 성남시에 4895억원의 손해를 가한 혐의(배임), 측근들을 통해 대장동 일당들에게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이들을 시행사로 선정해 7886억원 넘는 이익을 취득하게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들로부터 133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제3자 뇌물)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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