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00만 명 은퇴”…中 ‘베이비붐 세대 재취업’ 골머리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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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세대 구직자 증가…정년 65세로 상향 추진
베이징 톈탄(天壇)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모습 ⓒ AP=연합뉴스
베이징 톈탄(天壇)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모습 ⓒ AP=연합뉴스

매년 2000만 명이 퇴직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기가 시작되며 실버 세대 구직난이 중국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27일 극목신문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2000여만 명이 정년(남성 60세·여성 50세·여성 간부 55세)을 맞아 퇴직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의 2차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기를 맞았다.

올해는 한 해 기준 출생인구가 가장 많았던 1963년생이 퇴직하게 돼 작년보다 은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1950∼1958년, 1962∼1975년, 1981∼1997년 3차례에 걸쳐 베이비붐이 발생했다. 특히 2차 베이비붐 때는 한 해 평균 신생아 수가 2000만 명을 훌쩍 넘겨 출생인구가 가장 많았다.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1960년대는 2억3900만 명, 1970년대는 2억1700만 명이 태어났다.

1960년대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매년 2000만 명 이상의 퇴직자가 발생하는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퇴직 러시’가 10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여전히 신체적으로 건강한 데다 자녀들이 완전히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처지라 실버 세대들은 은퇴 이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하지만, 재취업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중국의 구인·구직자 알선 사이트인 보스(BOSS)의 55세 이상 구직자는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국영기업에서 구매 업무를 담당했던 장아무개씨는 2년 전 퇴직한 뒤 재취업을 모색했지만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여전히 일할 수 있는 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얻고 싶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며 “사회에서 쓸모없는 처지가 됐다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북경상보는 “최고 명문인 칭화대를 졸업한 58세 은퇴자가 월급 5000위안(94만원)을 받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60세 미만의 대학 졸업 이상 고학력자들은 물론 해외 유학을 했거나 외국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노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 인력 채용 플랫폼들은 노인 구인 관련 채널은 아예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노령과학연구센터와 사회과학문헌출판사가 발간한 ‘중국 도시 노인 생활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9000만 명을 넘어섰다.

203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무려 3억 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22.5%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되는 등 노인 재취업 문제는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작년 12월 개최된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정년퇴직 연령을 점진적으로 늦춰 2025년께 남녀 모두 65세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신증권은 지난 2일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수개월씩 늘리는 점진적 정년 연장이 추진될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부터 시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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