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딸꾹질, ‘견디면 지나가겠지’ 넘겼다간 큰코[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7 12:05
  • 호수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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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이상 계속되는 난치성 딸꾹질, 
뇌종양·뇌졸중·위장질환·약물·감염 등이 원인일 수도

85세 남성이 2주 동안 멈추지 않는 딸꾹질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식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2주 전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을 했고, 10년 전쯤 뇌출혈을 앓은 병력이 있었다. 몇 가지 검사 결과 식도염 이외에 중대한 문제가 없어 몇 가지 약물치료로 호전되었다.

딸꾹질은 횡격막(흉부와 복부를 나누는 막)과 늑간근(갈비뼈 사이의 근육)의 비자발적, 간헐적, 경련성 수축으로 인해 발생한다. 분당 4회에서 최대 60회까지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지 오래된 증상임에도 딸꾹질 발생의 메커니즘이 아직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딸꾹질은 여러 신경 경로로 구성된 반사궁(신경의 반사활동을 조절하는 신경 경로로 자율신경 반사궁과 체성신경 반사궁이 있다)의 활동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횡격막 또는 위, 식도 등에 가해지는 자극이나 혈액 내 화학적 변화와 같은 자극으로 신호가 시작되고 이에 중추신경이 횡격막 신경에 원심성 자극을 보내 횡격막의 수축을 유발해 딸꾹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딸꾹질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생리적 반응이지만, 잠깐의 경험이 아니라 지속되는 증상이라면 고통스럽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48시간 이상 지속되는 딸꾹질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위장질환이나 중추신경계의 문제, 대사질환, 약물이나 외과적인 문제로 인한 증상일 수도 있어 단순히 ‘견디면 지나가는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중추신경계 장애의 경우 수막염, 뇌종양, 뇌졸중, 두경부 외상이 포함되며 특히 외측연수경색(왈렌버그 증후군)에서 난치성 딸꾹질이 자주 보고되고 있다. 위장관계 질환으로도 딸꾹질은 생길 수 있는데 역류성 식도질환, 위염, 소화성 궤양 질환 및 위 또는 장의 팽만 등으로 인한 미주 신경이나 횡격막 신경 그리고 그 곁가지 신경들이 간접적으로 자극받아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의료 전문가의 즉각적인 평가 필요

전해질 불균형, 신부전 및 저혈당과 같은 대사 이상도 딸꾹질을 유발할 수 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벤조디아제핀 및 아편 유사제와 같은 특정 약물도 딸꾹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복부 수술 등으로도 딸꾹질이 생긴다. 폐렴이나 호흡기 감염, 특히 최근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흉막 자극으로 인해 딸꾹질이 유발되는 사례 보고도 있다.

딸꾹질 치료 방법은 근본 원인과 중증도에 따라 다르다. 숨을 참거나 찬물을 마시는 등 간단한 방법부터 원인 질환 치료 약제와 함께 다양한 약물(클로르프로마진, 바클로펜, 메토클로프라미드, 가바펜틴)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도 듣지 않는 경우 횡격막 신경 차단술과 같이 더욱 침습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난치성 딸꾹질은 치료나 평가가 모두 필요하다. 난치성 딸꾹질은 앞서 언급한 기저질환을 의미할 수 있으며 의료 전문가의 즉각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검사, 영상 및 내시경 검사와 같은 진단검사와 철저한 병력 및 신체검사가 근본 원인을 식별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난치성 딸꾹질이 지속되는 경우 불면증, 영양실조, 탈수, 경련성 실신,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딸꾹질은 여러 범주로 분류할 수 있는 일반적이면서도 복잡한 증상이며 중증도와 근본 원인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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