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언론사는 특권 세력 그 이상”
  • 조철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5 11:05
  • 호수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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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매스미디어 현실 관통한 《한국형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나는,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매스미디어는 물론이고, 통신 수단 혁명으로 소셜미디어 같은 새로운 뉴미디어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미디어는 모두 감시의 눈이며,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 어떤 미디어 위기에 휩싸이게 될지 모르는 세상이 됐다. 마치 공든 탑 무너지듯이, 현대인들은 미디어 위기로 오랜 세월 쌓아올린 자산이 일시에 초토화될지도 모를 리스크를 안고 살아간다.”

중견 언론사에 근무했던 전직 기자가 기업체 홍보맨으로 활동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정리해 《한국형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으로 엮어냈다. 저자인 사무엘 소는 기존에 출판된 미디어 위기관리 관련서들이 사후 처방은 제시하지만 미디어 위기를 예방하거나 대비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좀 더 한국적 현실에 맞는 대응책을 제시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이 책을 기획했다.

한국형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사무엘 소 지음│샘소북스 펴냄│298쪽│1만8000원
한국형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사무엘 소 지음│샘소북스 펴냄│298쪽│1만8000원

“언론 생리 모르면 원만한 관계 형성은 애당초 불가능”

“한국의 미디어 위기는 한국 실정에 맞게 대응하고 관리해야 한다. 매스미디어를 예로 들자면, 한국의 매스미디어 환경은 오랜 미디어 역사를 지닌 구미 선진국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한국에서 언론사는 거의 무소불위의 특권 세력이라는 점이다. 물론 언론사는 서구에서도 권력 3부에 이어 제4부라 불릴 만큼, 본질적으로 파워 집단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이상의 프리미엄이 있다.”

저자는 기자와 홍보맨, 정반대 입장의 두 직업을 경험한 것을 토대로 언론사와 언론인의 특성은 무엇이며, 특히 한국의 언론사와 언론인은 어떤 특색이 있는지를 제시했다. 이 책에서 역점을 둔 집필 방향은 한국형 또는 실전형 위기관리 방법론이다. 

“내가 지향하는 미디어 관리 방식은 ‘한국형’이고 ‘실전형’이다. 한국의 매스미디어, 또 그런 회사를 이끌어가는 언론인들의 생리를 모르면서 원만한 관계 관리를 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그래서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관계 관리는 ‘한국형’이어야 한다. 실제 언론홍보 현장에서는 교과서적인 분석, 틀에 박힌 지침이 잘 먹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전 현장에서는 당장 성과로 연결될 수 있는 실천적 가이드가 필요하다.”

기업, 기관, 단체 등의 홍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업무는 위기 관리다. 저자는 치열한 홍보 전선에서 매스미디어 위기 관리에 실패해 고전하는 기업이나 기관, 홍보인들의 모습을 자주 지켜봤다. 승승장구하던 기업이 매스컴의 네거티브 보도 한 방으로 좌초하는 일도 간혹 발생한다. 저자는 미디어 위기에 대비해 평소 공들여 준비해야 할 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디어 위기 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는 언론계의 네트워크, 바로 언론사 인맥이다. 악성 보도가 터지기 일보 직전인데 해당 언론사에 담당 기자나 데스크는 고사하고 변변히 아는 인물 하나 없을 때, 그 막막한 심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홍보맨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명확한 목표 의식과 이를 달성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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