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일장기…공분 산 ‘자칭 일본인’ 해명은 “尹대통령 옹호하려고”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2 10: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 아파트 거주민, 발코니에 일장기 걸어 논란
지역 커뮤니티 비판 봇물 “한달 간 태극기 게양하자”
삼일절인 3월1일 오후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려 있다. ⓒ 연합뉴스
삼일절인 3월1일 오후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려 있다. ⓒ 연합뉴스

3·1절에 세종시 한 아파트 주민이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를 내건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이 일고 있다. 빗발친 항의에 일장기는 내려갔지만, 아파트와 인근 주민들은 "한달 간 태극기를 내걸자"며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전날인 1일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에서 일장기를 내건 주민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세종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한 주민이 '한달 간 태극기 걸기'를 제안했고, 댓글에는 이를 응원하거 동참하겠다는 주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글 작성자는 "모른척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절대 안되는 게 있다는 건 가르쳐주고 싶다"며 한 달간 태극기 게양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세종시가 일장기 논란으로 들썩인 건 전날 한솔동 한 아파트 발코니에 일장기가 내걸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장기 사진은 지역 커뮤니티는 물론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했고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삼일절인 3월1일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린 것을 주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삼일절인 3월1일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린 것을 주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주민들이 직접 해당 호수를 찾아가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일장기를 내건 주민은 관리소나 입주자 대표들의 전화를 피하다 발코니 아래에 모인 주민들이 거듭 항의하자 오후 3시40분께 아파트 1층에 모습을 드러냈다. 

30~40대 부부로 추정되는 남녀는 주민들에게 자신들을 '일본인'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이 싫어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장기 건 게 대한민국 법에 문제가 되느냐. (윤 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일본이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고, 그 부분에 대해 옹호의 입장을 표시한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종시와 아파트 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들이 입주 당시 작성한 서류에는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까지 출동하며 한바탕 소란이 있은 뒤 오후 4시를 전후해 일장기는 내려졌지만, 일제에 저항해 '대한독립'을 외친 것을 기념하는 3·1절에 일장기가 내걸리면서 성토가 쏟아졌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또 일장기를 내거는 건 아닌지 감시해야 겠다" "세종시에서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너무 부끄럽다. 광복절에도 부릅뜨고 지켜볼 것"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같은 발언을 해대는데 뭐라 할 말이 없다" 등 질타와 탄식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